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창철(28)씨가 그룹 일본 현지법인 현대 모빌리티 재팬(HMJ)에 평사원으로 입사,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나섰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영 후계 구도 가시화와 함께, 과거 만취운전 사건 등 논란을 딛고 한일 시장의 첨병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일본법인 합류 배경과 향후 역할
정창철 씨는 2025년 초 HMJ 상품기획 파트에 합류해 요코하마 본사에서 미래차 개발과 상품성 평가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일본 시장에 12년 만에 재진출해, 전기차와 카셰어링에 집중한 ‘미래 모빌리티’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일본에서 438대(2024년 연간 618대, 2023년 492대) 판매하며,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INSTER EV 등 신차 투입에 힘입어 전체 일본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도 소폭 상승했다(2025년 연간 680대 목표).
상품기획 부서는 연구개발부터 마케팅·기술까지 현업과 밀접히 연계된 핵심부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여전히 ‘외산차 불모지’여서, 4세 경영인의 경험 축적 및 시장 개척 의지가 읽히는 포석”이라며 "그의 경영성과에 따라 향후 현대차그룹내에서 리더십 평가의 중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취운전 전력과 구설
정창철 씨는 2021년 7월, 만취 상태에서 정의선 회장 명의의 제네시스 GV80 차량을 직접 운전하다 서울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 혈중알코올농도 0.164%(면허 취소 기준 0.08%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상태에서 운전했다. 이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9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고, 당시 그룹 내외에서 ‘경영승계 타이밍에 악재’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 사건은 현대가 4세 경영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둘러싼 뒷말로 계속 남아 있다. 재벌가 자녀의 사회적 책무와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경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음주운전 이력의 부담은 가볍지 않다는 평이 많다.
일본 현지 시장에서의 경영 승계 주목
정의선 회장에게 일본은 2009년 현대차의 철수로 ‘아픈 손가락’이다. “첫 입지 강화 미션을 장남에게 맡긴 것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만큼 경쟁력 검증의 전형적 수순”이라는 해석도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HMJ 중심으로 일본 내 사업 확장 및 미래 모델 출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현지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이 4세 경영인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정창철 씨의 잦은 구설과 경영 일선 진입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경영 수업’을 넘어 조기경쟁력 입증이 불가피하다”며 “공적 책임 의식과 투명경영, 사회적 ‘상식’ 준수 여부에 따라 현대가 4세 승계의 명암이 달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그의 행보에 "국내외 주요 재계·시민단체도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