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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프랑스 ‘에비앙’ 불법 정수처리 '스캔들'…무너진 청정 신화·정부-기업 유착 '의혹'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프랑스 알프스의 청정 광천수 브랜드 ‘에비앙’이 수년간 천연 광천수라는 명칭과 달리 불법적인 정수 처리에 연루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전역 약 104개 광천수 취수처를 중심으로 세계 27억 달러 규모의 천연 광천수 시장은 프랑스 내 4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르몽드’와 ‘프랑스앵포’ 공동 탐사 보도에 따르면 에비앙을 포함한 전체 판매 물량의 3분의 1 가량이 자외선(UV) 소독과 활성탄 필터 사용 등 유럽연합 지침에서 금지한 인위적 정수 과정을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법률과 유럽연합 지침에 따르면 ‘천연 광천수’는 미생물 오염이나 기타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어떤 인위적 처리 없이 오리지널 원천 그대로를 병입해야 하는 반면, 일반 정수수는 염소 처리 등의 정화과정을 거쳐 가격도 저렴하다. 그럼에도 에비앙은 일반 생수에나 허용되는 불법 정수 과정을 몰래 적용해 소비자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게다가 이 사안은 프랑스 정부의 ‘묵인’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2021년 프랑스 농업부와 재무부 산하 부정경쟁·사기 방지총국(DGCCRF)이 이미 불법 정수 사실을 인지하고도, 공급망 파장 우려에 규제 완화 방안을 모색했으며, 기업과의 유착 정황이 프랑스 상원 보고서를 통해 밝혀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가중됐다.

 

네슬레 워터스(Contrex, Perrier, Vittel 등)도 관련 벌금 200만 유로(32억5000만원)를 내고 이 문제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제조사 다논(Danone)도 플라스틱 사용과 환경문제 해결 노력 부족으로 2023년 프랑스와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다농은 향후 원료 감축 정책과 소비자 연례회의 참여를 약속했지만, 시장의 불신은 여전하다.

 

이와 유사하게 이탈리아 천연광천수 ‘산펠레그레노’도 친환경 포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2025년부터 시행된 EU의 포장재 재활용규제 강화 논의에 따른 부담이 커지는 중이다.

 

시장 측면에서 프랑스 전체 생수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203억 달러 규모이며, 2030년까지 연평균 5.7% 성장해 28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프리미엄 광천수 시장은 약 27억 달러로, 해당 산업의 경제적 비중과 고용 영향이 상당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수질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순수, 청정,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운 프리미엄 브랜드의 환경 윤리와 기업 투명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 내 시민단체와 상원 조사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설명할 수 없으며 용납 불가한 기업-정부 유착”으로 결론 내리며, 국민 건강과 신뢰 보호가 기업 이익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에비앙’ 사태는 글로벌 천연 광천수 시장 전반에 충격을 던지며,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들이 ‘진정성’과 ‘환경 윤리’ 입증이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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