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반재밍(anti-jamming) 레이더 기술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목표 추적 정확도(99% 이상)를 실현했다고 최근 중국 저널 '정보화 연구(Informatisation Research)'에 발표했다.
South China Morning Post, Times of India, Defense One, Forbes, Asia Times에 따르면, 이 기술은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이 매우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환경 속에서도 기존 70~80%에 머물던 레이더의 목표 추적 연속성을 극적으로 향상시켜, 향후 현대 전자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반재밍(anti-jamming) 레이더 기술은 전파 재밍(jamming) 공격에 대응해 레이더 신호의 정상적인 수신과 처리를 보장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재밍은 적이 전파 간섭 신호를 보내어 레이더의 표적 탐지 능력을 저해하는 전자전 수단이다. 반재밍 기술은 이러한 간섭 신호를 차단하거나 상쇄하여 레이더가 목표물을 정확히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
중국전자기술그룹공사(CETC) 산하 제14연구소의 장제 연구원은 중국 저널인 '정보화 연구(Informatisation Research)'에 동료심사를 거친 논문을 통해, AI가 탑재된 레이더 시스템이 목표 추적 연속성을 99%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이를 ‘레이더 설계 철학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이 연구소는 난징에 위치한 중국 최고 수준의 군용 레이더 개발 허브이자 군용 레이더 산업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테스트는 AI 강화 레이더를 장착한 미확인 항공기가 첨단 전자 방해(jamming) 상황에서 진행됐다. 전통적인 레이더 시스템이 약 25%의 비율로 표적을 놓친 반면, AI 레이더는 거의 완벽한 추적 정확도를 유지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같은 혁신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승전기념일(Victory Day) 군사 퍼레이드에서 중국군의 AI·인지 전자전 역량 전반에 걸쳐 공개된 기술적 진보의 일환으로 나타났다.
퍼레이드에서는 J-15DT 전자전기와 무인 드론, 초음속 미사일 등 AI를 탑재한 다양한 무기 체계가 공개되면서 중국의 미래형 지능형 전쟁 시스템 구축에 대한 야망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AI를 통한 전자방해, 기만 전술, 기계 속도 수준의 적응 대응 능력 강화가 눈에 띄어, 중국이 ‘인지 전자전(cognitive electronic warfare)’ 시대에 본격 진입했음을 알렸다.
아울러 중국은 ‘텔레파시 레이더’라 불리는, 신호를 외부로 발신하지 않고도 높은 탐지 능력을 발휘하는 비가시적 전장 감시 기술도 최근 중점 연구 중이다. 이 기술은 적에게 탐지가 불가능해 저확률 신호간섭(low probability of intercept, LPI) 임무에 적합하며, 전자전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군사 환경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중국의 AI 기반 레이더 기술은 미사일 방어, 공중 감시, 스텔스 항공기 탐지 등 다양한 전장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최대 마하 20의 초음속 미사일 10기 추적이 가능한 광대역 고정밀 레이더 기술도 개발되어, 국제 군사 기술 경쟁에서 중국의 위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전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전략지형에서 전자전 역학판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군사 AI 기술의 고도화 및 대규모 실전 배치를 통해 미국과의 군사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으며, 이는 향후 지역 안보와 국제 군사력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