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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아르테미스 II 사령관, 달 근접 비행 중 화성 목격 후 머스크에 감사 인사...인류 ‘화성 시대’ 예고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아르테미스 II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은 4월 11일(현지시간) X에 일론 머스크에게 감사하는 글을 올렸다.

 

4인 승무원이 달 근접 비행 중 화성을 목격했다며, 인류가 화성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와이즈먼은 "감사합니다, @elonmusk — 태양이 달 뒤로 넘어가는 순간, 우리 네 명은 저 멀리 화성의 붉은 빛을 얼핏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적으며, "우리 시대 최고의 창의적 천재들 덕분에 머지않아 그곳에 닿게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승무원들이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10일 금요일 오후 8시 7분,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귀환한 다음 날 게시됐다. 이번 약 10일간의 여정에서 우주비행사들은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먼 거리까지 나아갔다. 달 뒤편으로 해가 넘어가는 순간, 승무원 4명 모두가 저 멀리 붉게 빛나는 화성을 포착했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소감이라기보다 ‘달-화성 시대’로 이어지는 미국 우주전략의 상징적 메시지로 읽힌다.

 

‘달 그림자 너머 붉은 점’… 와이즈먼, 머스크에 공개 찬사

 

benzinga, cbsnews, spaceflightnow, bbc에 따르면, 와이즈먼 사령관은 현지시간 4월 11일(한국시간 12일 새벽) X(옛 트위터)에 “감사합니다, @elonmusk – 태양이 달 뒤로 넘어가는 순간, 우리 네 명은 저 멀리 화성의 붉은 빛을 얼핏 볼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우리 시대 최고의 창의적 천재들이 있기에, 우리가 그곳(화성)에 곧 닿게 되리라는 데 ‘제로 다웃(zero doubt)’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창의적 천재’의 대표 사례로 스페이스X 설립자 일론 머스크를 호명한 셈이다.

 

이 글은 오리온 우주선 ‘인테그리티(Integrity)’가 미 서부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착수(splashdown)한 지 하루 만에 올라왔다. NASA 공식 중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II는 4월 1일 발사 후 약 10일간 달 주위를 선회한 뒤 4월 10일 오후 8시 7분(미 동부시간 기준)에 귀환을 완료했다. 와이즈먼,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흐, 제러미 핸슨 등 4인 승무원은 이 비행에서 인류가 우주에서 도달한 최장거리 기록을 새로 썼다.

 

40만6,800km, 56년 만에 깨진 ‘아폴로 13’의 벽

 

이번 임무의 객관적 의미를 규정해주는 것은 냉정한 숫자들이다. NASA와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아르테미스 II는 지구로부터 최대 약 40만6,800km까지 멀어지며 인류의 유인 비행 최장거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웠던 40만171km 기록을 6,600km 이상 경신한 수치다.

 

NASA는 4월 6일(미국 시간 기준) 보도자료에서 “아르테미스 II 승무원은 지구로부터 약 24만8,655마일(약 40만171km)을 넘어섰고, 최종적으로 약 25만2,756마일(약 40만6,800km)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오리온 우주선은 달 표면에서 약 4,067마일(약 6,540km) 상공까지 접근하며 근접 비행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들은 약 40분간 달 뒤편에 가려져 지구와의 교신이 완전히 두절되는 ‘블랙아웃’ 구간을 통과했다는 사실도 NASA가 밝힌 바 있다. 미공개에 가까웠던 달 뒷면 지형의 고해상도 이미지와, 달을 배경으로 한 지구·태양의 움직임은 이번 임무를 상징하는 시각 자료로 남게 됐다.

 

승무원들은 임무 도중 이름 없는 달 분화구 두 곳에 각각 ‘인테그리티(Integrity)’와 ‘캐럴(Carrol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테그리티는 자신들이 탑승한 오리온 우주선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캐럴은 2020년 세상을 떠난 와이즈먼의 고(故) 부인의 이름이다. 달 표면 지도에 사적인 헌정이 함께 새겨졌다는 점에서, 국가 프로젝트와 개인 서사가 교차하는 인상적인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달에서 화성을 본다는 것… ‘중력井’ 경계에 선 아르테미스


천문·궤도역학의 관점에서 달 궤도 비행 중 화성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화성은 지구와 달 시스템보다 훨씬 먼 거리(평균 약 2억 2,500만km)에 위치하지만, 지구 주변의 광공해와 대기 산란이 사라진 심우주 환경에서는 맨눈으로도 뚜렷한 붉은 점 형태로 관측할 수 있다. 특히 태양이 달 뒤로 넘어가며 일시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는 타이밍은, 화성을 포함한 외행성 관측에는 오히려 최적의 조건이다.

 

와이즈먼이 남긴 표현—“태양이 달 뒤로 넘어가는 순간, 저 멀리 화성의 붉은 빛을 얼핏 봤다”—는, 기술적으로는 광학 관측의 평범한 묘사이지만, 상징적으로는 ‘지구-달 중력井을 넘어 화성으로 향하는 길목에 인류가 서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 NASA 역시 공식 설명에서 아르테미스 II를 “달 주변 장기 탐사와 향후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한 필수적인 비행 시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스페이스X vs 블루 오리진… 78억달러짜리 ‘달 착륙선 전쟁’


와이즈먼의 머스크 찬사는 민간 우주기업 간의 ‘착륙선 전쟁’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겹친다. NASA는 이미 스페이스X에 최대 45억달러 규모의 유인 달 착륙 시스템(HLS) 개발 계약을 안긴 상태다. 이 계약은 스타십(Starship) 기반 달 착륙선의 개발·시험·초기 유인 임무 수행을 포괄한다.

 

여기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도 34억달러 규모의 ‘블루 문(Blue Moon)’ 착륙선 계약을 따내며 뒤늦게 추격전에 합류했다. 블루 오리진 측은 NASA 계약액보다 “훨씬 많은” 자체 자금을 투입해 총 개발비를 약 70억달러 수준까지 늘릴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단순 합산만 해도 두 회사가 확보한 NASA 착륙선 관련 계약액은 최소 79억달러에 이르며, 민간 자금까지 포함하면 ‘100억달러대 달 착륙 산업’의 판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당초 아르테미스 3는 2025~2026년 첫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했지만, NASA는 올해 초 개편된 아르테미스 로드맵에서 아르테미스 3를 스페이스X 스타십과 블루 오리진 블루 문을 포함한 ‘유인 궤도 시험’ 성격의 임무로 재조정하고, 첫 유인 달 착륙 목표 시점을 2028년대로 미루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술적·예산적 리스크를 분산하는 대신, 달 착륙과 그 이후 화성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보다 현실적인 궤도로 재정렬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아폴로 17 이후 54년 만’… 달을 넘어 화성으로


아르테미스 II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인간을 달 근방까지 보낸 첫 유인 비행이다. 발사부터 귀환까지 약 10일, 비행 거리 약 25만2,756마일(약 40만6,800km), 최장 거리 아폴로 13호 대비 +6,600km, 승무원 4명이라는 수치는 이 임무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새로운 레벨의 심우주 시험’이라는 점을 웅변한다.

 

NASA는 이번 비행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경험을 토대로, 아르테미스 III·IV를 거쳐 달 남극 지역에 장기 체류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 뒤, 이를 유인 화성 비행의 기술·운영 시험장으로 활용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와이즈먼이 남긴 “제로 다웃”이라는 표현은, 이 전략을 현장에서 체감한 사령관이 던진 일종의 ‘내부자 확신의 선언’으로 읽힌다.

 

달 궤도에서 떠올린 작은 붉은 점은, 어쩌면 향후 10~20년간 인류 우주개발의 자본·기술·정치가 수렴해 갈 좌표를 압축한 상징이다. 지금 단계에서 화성 유인 착륙의 구체적인 연도·성과를 단정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달을 향한 인류의 귀환이 곧 화성으로 향하는 계단임을, 아르테미스 II가 숫자와 장면으로 증명한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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