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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영웅시대] 아르테미스 II, 50년 만의 달 귀환…“달에서 사랑을” 외친 영웅들 휴스턴에 서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미국과 캐나다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NASA의 아르테미스 II(Artemis II) 승무원이 샌디에이고 앞바다에서의 완벽한 해상 착수를 마치고 휴스턴으로 돌아오면서, 인류의 달 유인비행사가 50여 년 만에 다시 ‘영웅의 귀환’ 장면을 연출했다.

 

4월 11일 토요일(현지시각) 텍사스 존슨우주센터 인근 엘링턴 필드에 도착한 이들은 가족과의 포옹 속에 재회했고, 공항 계류장에는 NASA 관계자와 시민들이 운집해 기립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졌다.

 

이번 임무의 얼굴인 리드 와이즈먼(미국), 빅터 글로버(미국), 크리스티나 코크(미국), 제러미 핸슨(캐나다)은 4월 1일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10일 일정으로 달을 선회하고 귀환하는, 사실상 ‘21세기판 아폴로 8호’ 미션을 수행했다. NASA와 미 언론은 이 비행을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에 재개된 인류의 달 유인 비행”이자, 향후 달 표면 착륙과 화성 탐사의 교두보를 여는 리허설로 규정하고 있다.

 

아폴로 13 넘은 25만2,756마일…인류 최장 거리 기록 다시 썼다

 

아르테미스 II의 상징적 장면은 달 근접 비행이 이뤄진 4월 6일(미 중부시간 기준) 연출됐다. 이날 오후 12시 56분, 오리온 우주선 ‘인테그리티(Integrity)’는 지구로부터 24만8,655마일(약 40만171km)을 돌파하며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웠던 인류 최장 거리 기록을 넘어섰다. NASA 공식 발표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주선은 최종적으로 약 25만2,756마일(약 40만6,771km)까지 멀어져, 종전 기록을 4,000마일 이상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승무원들은 이 구간에서 6시간 이상 달 근면(near side)과 원면(far side)의 주요 지형과 충돌분지, 크레이터 등을 고해상도로 관측하고 촬영하는 데 집중했다. NASA는 이 데이터가 향후 유인 달 착륙 후보지 선정과 장기 전진기지 입지 검토, 통신·항법 설계에 바로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아르테미스 계획이 달 남극 주변의 얼음 자원 활용과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번 원거리 관측 성과는 과거 아폴로 프로그램과 성격이 다른 ‘지속 가능한 달 개발’의 첫 단추라는 평가다.

 

‘완벽한 착수’로 입증된 SLS·오리온…열차폐 경험 반영한 재진입 설계

 

임무의 마지막 장면 역시 극적이었다. NASA와 주요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II 승무원이 탑승한 오리온 캡슐은 4월 10일 금요일 오후 8시 7분(미 동부시간 기준) 샌디에이고 앞 태평양 해상에 계획된 시각 그대로 착수(splashdown)했다. NASA는 이번 재진입 속도가 시속 약 2만4,664~2만5,000마일 수준에 달했고, 열차폐면에는 섭씨 2,700도 안팎(화씨 약 5,000도) 고열이 가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재진입 궤도 설계의 변화다. 2022년 무인 시험 비행이었던 아르테미스 I에서 오리온의 열차폐막에 100곳이 넘는 표면 손상(chipping)이 보고된 바 있는데, NASA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초 계획했던 ‘스킵 재진입(skip re-entry)’ 대신 보다 직선적인 급강하 궤도를 선택했다.

 

그 결과, 오리온은 짧지만 강한 감속 구간을 거쳐 비교적 좁은 목표 해역에 착수하는 데 성공했고, NASA는 이를 두고 “SLS와 오리온 시스템이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도 설계대로 작동했음을 입증한 시험”으로 평가한다.

 

해상 회수 과정은 미리 짜여진 매뉴얼대로 진행됐다. 미 해군 잠수요원들이 착수 지점으로 접근해 승무원들을 구명 뗏목으로 먼저 옮긴 뒤, 헬리콥터로 미 해군 상륙함 USS 존 P. 머사(John P. Murtha) 함으로 이송했다. 선상에서는 기초 생체 징후 점검과 의무실 검진이 이뤄졌고, 지휘관 와이즈먼은 초기 인터뷰에서 승무원 4명 모두 상태가 “안정적(stable)”이라고 밝혔다.

 

NASA와 위키 자료를 종합하면, 아르테미스 II의 총 비행 시간은 발사 후 착수까지 9일 1시간 32분 15초로 기록됐다. 발사 전 사전 계획상 ‘10일 내외의 임무’로 설계됐던 만큼, 궤도 조정과 임무 수행이 별다른 돌발 변수 없이 거의 이론값에 가깝게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달에서 사랑을 전합니다”…50년 공백 메운 상징적 메시지

 

이번 비행이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미국 내에서 상징성을 크게 부여받은 이유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년 넘게 끊겨 있던 ‘달을 향한 유인 궤적’을 공식적으로 재개했다는 점 때문이다. 케네디우주센터 방문자 센터와 NASA는 아르테미스 II를 “SLS와 오리온의 첫 유인 비행이자, 미래 달 착륙과 화성 유인 탐사의 필수 교량 역할을 하는 시험 비행”으로 소개한다.

 

NASA 퇴역 우주비행사 앤디 앨런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임무를 두고 “미국에 대한 헌사(a tribute to America)”라고 표현하며, 냉전기 정치 경쟁의 산물이었던 아폴로와 달리, 아르테미스는 과학·경제·국제협력을 아우르는 ‘새로운 세대의 국력 과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르테미스 II에는 미국인 3명과 캐나다인 1명이 함께 탑승했고, 캐나다 우주국(CSA)은 이를 “캐나다 우주 탐사 역사에서 전례 없는 파트너십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된 장면은 달 뒤편으로 사라지기 전 조종사 빅터 글로버가 지구를 향해 남긴 한마디였다. 그는 교신 두절 직전 “달에서 사랑을 전합니다(We love you from the Moon)”라는 메시지를 보내, 1968년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들의 창세기 낭독과 같은 ‘시대의 한 문장’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주요 방송과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문구가 인용·패러디되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상징 슬로건처럼 회자되고 있다.

 

휴스턴의 환호, 그리고 ‘심우주 시대’로 가는 관문


샌디에이고 앞바다에서의 착수 후 약 하루 뒤, 아르테미스 II 승무원이 탑승한 전용기는 텍사스 휴스턴의 엘링턴 필드 활주로에 내려섰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승무원 가족과 NASA 관계자들이 활주로로 나와 승무원들을 포옹과 눈물로 맞이했고, NASA 국장(Administrator) 재러드 아이잭먼도 이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당신들은 새로운 세대의 탐험가”라고 치하했다.

 

NASA 공식 설명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II는 단일 임무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최소 10여 년에 걸친 아르테미스 로드맵의 첫 유인 단계다. 이미 계획된 후속 임무인 아르테미스 III와 IV는 달 남극 근처 착륙과 게이트웨이 우주정거장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비행에서 검증된 SLS·오리온의 내구성과 원거리 통신·항법 성능이 그 전제 조건이 된다.

 

냉전 시대 ‘깃발 꽂기 경쟁’이던 달 탐사가, 21세기 들어 과학 데이터 확보와 자원 활용, 국제 파트너십을 엮은 ‘심우주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아르테미스 II는 기술과 상징, 두 영역 모두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겼다. 샌디에이고 앞바다의 완벽한 해상 착수와 휴스턴 엘링턴 필드의 열광적인 환영식은, 인류가 다시 한 번 달을 향해 방향타를 돌렸음을 보여주는 정치·문화적 장면이자, 향후 수십 년간 펼쳐질 심우주 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시그널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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