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2025년 8월 1일, 한국 증시가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대규모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이날 코스피는 3.88% 하락한 3,119.41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4.03% 내린 772.79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낙폭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컸으며, 미중 무역전쟁 충격 이후 대규모 조정이었다.
증시 급락의 중심에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크게 강화하고 증권거래세를 0.20%로 인상하는 한편,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기존 예상보다 높인 35%로 책정했다. 또한 법인세율 전 구간 1% 포인트 인상 조치도 함께 발표되며 기업과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확대가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진성준 의원 지역구 아파트가 싫어 당장 이사 가고 싶다”라며 정치권의 세제 강화 기조가 자신뿐 아니라 시장 전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개편안을 “대주주 세제 정의를 회복하는 공정한 조치”로 강변하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코스피 5000 목표와 역행한다”는 비판이 확산하면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거세다.
국회 전자청원 게시판에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이 폭발적으로 확산되어 하루도 안 돼 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여당 내부에서도 진성준 의원 주도의 대주주 양도세 강화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6562억원, 1조719억원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폭을 키웠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조6310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낙폭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하락세를 주도한 종목은 증권주인 키움증권이 6.96%, KB금융이 4.42%, 대형 지주사인 HD현대는 10.03%, 한화는 8.52% 급락했다.
환율도 5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하며 원화 약세가 심화했다. 외환시장 기준 원·달러는 전일 대비 14.4원 오른 1,401.4원에 마감, 증시 급락에 환율까지 한꺼번에 불안 요인이 겹친 것이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번 세제 개편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도 35%로 책정된 점이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높아 투자심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 당초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제안한 27.5%보다 7.5%포인트 이상 높아져 고배당주 투자자의 실망이 컸다.
정치권 내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반대파 의원들 간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주주 기준 상향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하면서 당 지도부 차원의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가 기대감만으로 상승할 수 없으며, 이번 증세 강화 조치들이 시장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며 “정부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후속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증세 쇼크’가 코스피 급락과 환율 상승, 투자자 이탈을 촉발하며 한국 증시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미래 한국 증시는 정책 신뢰성 확보와 세계 경제 상황 변화 등 복합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상법 추가 개정, 가치주 및 배당주 선별 투자 등 일부 긍정 전망도 존재하지만, 대주주 기준·증권세·법인세 인상 등 일련의 ‘증세 쇼크’ 정책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이 시장 신뢰를 되찾기 위한 신속한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 한국 증시는 ‘정책 리스크’와 환율 쇼크를 동시에 견뎌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