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글로벌 석유 시장에 대한 근본적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모건 스탠리의 최신 분석이 2025년 10월 18일 공개되면서, 주요 데이터 제공기관간 OPEC 생산량 추정치에서 하루 250만 배럴에 달하는 차이가 드러났다.
Morgan Stanley report , International Energy Agency, Petro-Logistics OPEC production data에 따르면, 이 차이는 글로벌 석유수요가 수년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되어 왔음을 시사하며, 공급능력과 소비 패턴에 대한 시장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국제에너지기구(IEA), S&P Global Commodities, Argus, Energy Aspects, Rystad 등 6개 주요 데이터 제공기관의 OPEC 생산량 추정치를 분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하루 40만~50만 배럴 내외의 오차에 그쳤던 생산량 추정치 불일치가 2023년 초부터 급격히 벌어져, 2025년 9월에는 최고치와 최저치 간 격차가 250만 배럴에 달했다.
특히, 45년간 OPEC 생산량 추적 전문성을 가진 Petro-Logistics의 데이터를 포함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Petro-Logistics는 위성 유조선 추적, 광범위한 정보 네트워크, 정부 보고서에 기반해 가장 신뢰받는 데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이 차이가 단순 통계 오류가 아닌, OPEC 예비 생산능력이 하루 290만 배럴에 불과하다는 점과 연간 글로벌 석유 수요가 통상 보고치 보다 하루 36만 배럴 더 높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IEA와 Petro-Logistics 사이의 누적 생산량 추정 차이는 8억2000만 배럴에 달해, 이는 관측 가능한 글로벌 원유 재고의 15%나 미국 전략 석유 비축분의 두 배에 해당한다.
대규모 재고 축적을 위성 또는 OECD 추적으로 감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대부분 이 추가 물량은 소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석유 수요가 약 1% 이상 과소평가되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건 스탠리가 제시한 수요 과소평가 근거에는 2025년 내내 견조한 정유 이익률과 급격한 정유 가동률 성장 둔화가 포함된다. 과거 연 100만 배럴씩 증가하던 글로벌 정유 가동률이 2023년 이후 연 54만 배럴 증가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실수요가 강하지만, 재고 비축보다는 실제 소비가 증가했음을 뒷받침한다.
시장 전망 측면에서 모건 스탠리는 2026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되며, 2025년 4분기에는 하루 200만~250만 배럴의 잉여가, 2026년 초에는 약 300만 배럴 규모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026년 1분기 이후 비OPEC 공급 증가가 둔화되고, 수요 추세가 더 견조할 경우 2027년 하반기 경에 시장은 재균형기를 맞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모건 스탠리는 2027년 재균형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65달러로 예측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석유 잉여가 하루 4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10월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8월 수급 균형에서 설명되지 않는 147만 배럴 규모의 출처 불명 물량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이 수치는 연간 수요의 1.4%에 해당하며, 데이터 신뢰성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킨다.
가격 측면에서는 석유 공급 과잉과 데이터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2025년 2분기 이후 브렌트유가 약 15% 하락하였으며, 현재 62~66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은 데이터 불일치가 기록적임을 강조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공급과 수요에 대한 전통적 가정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히 제언한다.
이번 분석은 글로벌 석유 시장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으며, 향후 주요 산유국과 에너지 정책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