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미국 노동부의 고용 수치 대폭 하향 조정 발표 직후, 미국 경제가 명확히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동부가 2025년 3월까지 12개월간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 수치를 기존 발표보다 91만1000개 축소 발표하면서, 이는 2002년 이후 최대 규모 수정으로 월스트리트 예상치(60만~100만 개 감소) 상단에 해당한다.
다이먼은 CNBC 인터뷰에서 “경제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며 “이런 상황이 경기침체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순한 둔화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이 데이터는 우리가 이미 예상했던 점을 확증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JP모건이 소비자 행동과 기업 활동, 글로벌 무역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정보를 갖고 있는 만큼, 현재 여러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경제 환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NBC, Reuters, Moody's, Goldman Sachs, 연방준비제도, 노동부 등 주요 외신 및 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부 수정은 2024년과 2025년 초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약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월별 일자리 증가 폭은 평균 7만6000개 줄어들어, 월평균 14만7000개 늘었다던 이전 전망에서 약 7만1000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5년 8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신규 일자리가 2만2000개에 그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 실업률 4.3% 상승과 맞물려 노동 시장의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미국 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들이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거나 이를 앞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UBS는 엄격한 경제 지표들을 바탕으로 경기침체 확률을 93%로 산출했다.
이와 같은 노동 시장 부진은 9월 16~17일 열릴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CME 그룹의 FedWatch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최소 25bp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하며, 50bp 인하 가능성도 10~12%로 평가한다.
다이먼 또한 연준의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며, 다만 이러한 조치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도 노동시장 위험이 커짐에 따라 인하 필요성을 내비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아직 목표치(2%)를 웃도는 2.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 정책은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7월 기준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3.1%로 5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이 수치가 3.8%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평균 관세율은 약 18.4%에 달하며, 이에 따른 원가 상승분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는 추세다.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실질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다중 악재 속에서 불확실성과 약화 신호가 동시에 관측된다면서, 향후 노동시장과 소비자 심리 회복 여부가 경기 향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먼 또한 “좋을 때나 힘들 때나 JP모건은 고객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다양한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경제 방향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신중한 관망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