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태광산업이 2025년 8월 22일 애경산업 인수를 위한 본입찰 제안서를 공식 제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태광산업과 중국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간의 사실상 2파전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애경산업의 경영권 지분 63.38%로,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내달 중 선정되고 거래는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태광산업은 관계사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제조업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내수 소비재 중심의 B2C 사업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태광산업은 2025년과 2026년을 포함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는데, 이는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개발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주력인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생활·소비재 분야 확장을 통한 사업구조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애경산업은 케라시스, 2080, 트리오, 루나 등 다수의 대표 K뷰티 및 생활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전통적 화장품·생활용품 기업으로, 2024년 기준 연 매출 6791억원에 달한다. 부문별 매출 비중은 화장품이 60%, 생활용품이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애경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간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6%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은 모기업인 AK홀딩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 초부터 애경산업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시장에서는 애경산업 경영권 매각가를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재 애경산업의 시가총액 약 4300억원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으로, 다소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6000억원대의 희망 몸값이 시장 상황과 일부 괴리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으나, 이번 인수 경쟁이 입찰 열기를 높이면서 가격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한편 태광산업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최근 교환사채(EB) 발행 계획도 추진 중이나, 일부 주주들의 반대와 의견 충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은 신규 사업 진출과 산업 구조 재편을 위한 ‘올인’ 투자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8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 확대를 위한 정관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번 애경산업 인수 시도는 태광산업이 석유화학과 섬유 중심의 전통 사업에서 벗어나 화장품·생활용품 등 내수 소비재 중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공할 경우, 태광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기업 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