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미국 최대 금융사 JP모건 체이스(이하 JPMorgan)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특별히 선정된 30개의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들이 지난 1년 간 미국 가구에 약 5조 달러(한화 약 7120조원)에 달하는 부의 증가를 만들어냈다.
이는 미국 증시의 핵심 지수인 S&P 500의 전체 시가총액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로, AI 주식의 가치 상승이 미국 경제에서 소비 확대와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Business Inside, FinancialContent, Axios, Fortune, Benzinga에 따르면, JP모건의 수석 연구원 Abiel Reinhart와 Michael Ferol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AI 주식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가계의 연간 소비지출은 약 1800억 달러(약 246조원) 늘어날 전망이며, 이는 전체 소비의 0.9%에 해당한다. 이처럼 제한된 수의 AI 관련 기업이 시장 가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되면서 AI 중심의 기술 주식이 소비시장 전반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이다.
AI 부문 주식 중에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대형 IT 기업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가량은 반도체와 하드웨어 분야에 속하며, 나머지는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컨설팅, 자동차 로봇공학, 데이터 센터 운영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포진해 있다. JPMorgan은 뉴스와 기업 실적 발표 토론에서 AI 관련 언급 빈도를 분석해 이 기업들을 선정했다.
경제적 영향은 주식 투자자들의 자산 증대뿐 아니라 미국 GDP 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 AI 관련 자본 지출이 미국 GDP 성장률에 1.1%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AI 관련 주식은 2022년 11월 이후 수익 성장의 80%, 자본 지출 증가의 90%를 차지하는 등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부의 편중에 따른 위험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Reinhart와 Feroli에 따르면, AI 주식 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미국 가계 자산에서 2조 7,000억 달러가 증발하고, 소비는 약 95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 이 같은 시장 집중도는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AI 주식시장이 버블 상태에 진입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JP모건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은 최근 포춘지 인터뷰에서 "AI 자체는 현실이지만 일부 자산은 버블 영역에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이먼은 또한 "전체적으로 보면 AI 투자는 결국 결실을 맺을 것이지만, 일부 프로젝트는 처음 예상과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신중한 시각을 나타냈다. 실제로 Bank of America가 시행한 펀드 매니저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54%가 AI 주식이 버블 상태라고 응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기술 대기업들이 AI 투자에 힘입어 3분기 실적에서 견고한 성과를 보고하고 있어 당장 시장 조정의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AI 관련 주식의 시장 지배력이 소비자 지출을 견인하며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경제적 잠재력이 막대하지만, 소수 기업에 집중된 시장 구조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한다. AI 투자에 따른 부의 편중과 시장 변동성 위험을 감안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과 정책당국의 감시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