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런 형태의 주거 공간을 자주 보곤 했다. ‘빌라, 멘숀, 빌리지…’ 직접 살아본 적은 없지만 이와 같은 이름들이 묘하게 익숙하다.
예고편과 스틸컷을 훑는 순간, 객관적 지표와는 무관하게 심박이 먼저 반응했다.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주말의 끝에서 선택한 작품이 티빙의 <원정빌라>다.
톱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연출이나 서사가 압도적일 것이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평점이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소재가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끌렸다.
‘현대판 이웃사촌 비극 스릴러인가.’
평소 반전과 긴장감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몰입했다. OTT 작품답게 러닝타임도 부담스럽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지 않았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무난하다. 다만 반전의 결이 비교적 예상 가능한 범주에 머물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갈등은 전채였고, 본편은 사이비였다
층간소음, 주차 문제, 사소한 시비. 공동주택에서 흔히 벌어지는 갈등이 주요 서사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작품은 그 틀을 비껴간다. 오히려 그 모든 갈등은 본편으로 들어가기 위한 전채에 가깝다.
실제 중심축은 ‘사이비 종교’다.
이는 ‘나는 신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PD수첩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해진 서사이기도 하다.
시도 자체는 흥미롭다. 일상적 갈등을 입구로 삼아 더 깊은 문제로 확장하려는 구조다. 그러나 그 확장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이어지기보다는, 메인 요리를 위한 전 단계에 머무른 인상이 강하다.
특히 소음으로 긴장을 유도하거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놀라움을 주는 방식은 식상했지만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과거 <여고괴담>이나 ‘전설의 고향’류의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 왜 빠져드는가, 이해되지 않기에 더 묻는다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현실에서 사이비에 빠진 지인을 본 사람으로서 이 주제는 가볍지 않다.
겉으로 보면 명확히 구분 가능한 영역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안으로 깊이 들어간다.
‘왜일까?’
이 질문은 단순한 비판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믿는 것은 과연 진짜인가. 절대자는 존재하는가. 정의와 원칙이 흔들리는 현실 바깥에, 이상적인 세계는 존재하는가’
신앙이 충분히 단단하지 못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사이비는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가를 전제로 한 믿음, 스스로를 구원자로 포장하는 권력, 텍스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왜곡. 이 모든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그럼에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그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히 번식한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독버섯처럼.
◆ 결국, 경계의 문제다
“왜 빠져드는가?”
이 질문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혼탁한 시대, 물질이 기준이 되는 사회일수록 인간은 더 쉽게 흔들린다. 그리고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이 바로 이런 구조다.
그래서 더 단순한 결론으로 돌아온다.
정신을 놓지 말 것. 그리고 스스로를 점검할 것.
‘자나깨나 불조심’이라는 말이 있다면, 요즘에는 이렇게 바꿔도 좋겠다. ‘자나깨나 사이비 조심’
결국 선택의 문제이고, 그 선택은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그러니 나는 아닐꺼라고 여기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자…(to be continued)
P.S: 익숙한 얼굴이었지만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 박보검을 닮은 듯 닮지 않은 그 배우, 그리고 묵묵히 중심을 잡아준 여배우님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패션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전문가입니다. 인증코치이기도 한 그는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