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6 (일)

  • 맑음동두천 5.9℃
  • 맑음강릉 17.2℃
  • 맑음서울 11.3℃
  • 맑음대전 8.6℃
  • 맑음대구 8.8℃
  • 맑음울산 9.3℃
  • 맑음광주 11.6℃
  • 맑음부산 13.4℃
  • 맑음고창 6.5℃
  • 구름많음제주 13.7℃
  • 맑음강화 5.8℃
  • 맑음보은 5.5℃
  • 맑음금산 5.6℃
  • 맑음강진군 7.9℃
  • 맑음경주시 6.6℃
  • 맑음거제 10.8℃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제2의 이태원 참사 막을 연구결과"…양(羊)과 곡물 통해 밝힌 압사예방의 물리학 법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3년 전 오늘 발생한 이태원 참사는 159명이 사망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안타까운 인명 피해 사건이다.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 15분경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렸고, 해밀톤호텔 앞 좁은 골목길에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 이 참사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 역대 최대 인명 피해 사고로 기록됐으며, 서울 도심 대형 참사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 군중 행사에서 발생하는 치명적 압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WGBH, El Pais, Nature, Royal Society Publishing, PubMed에 따르면, 스페인 나바라대학교의 응용물리학자 이커 수리겔(Iker Zuriguel)은 곡물과 양의 움직임을 연구해 군중 안전 분야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 그의 연구는 밀집된 군중이 특정 임계밀도에 도달하면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집단적인 물리 현상으로 전환됨을 규명, 대형 행사에서 발생하는 치명적 압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것.

 

수리겔의 연구 여정은 20년 전 한 실험에서 출발한다. 당시 연구에서 출구 근처에 장애물을 설치하면 곡물이 원활히 흐른다는 결과가 있었다. 수리겔은 사일로 실험을 통해 이 현상이 곡물에 내재된 물리적 특성임을 입증했다. 실제로 작은 장애물을 출구 위에 두자 2~3초마다 생기던 막힘 현상이 3분간 이어지는 연속 흐름으로 바뀌었다.

 

이후 그는 스페인 사라고사 인근 산악 지역에서 목동과 함께 100마리 양을 좁은 출입구로 통과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출입구 근처에 콘크리트 원기둥을 설치하자 전체 흐름은 약간 개선됐으나, 가장 길고 위험한 막힘은 90%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물리학 법칙이 군중의 움직임에도 유효함을 보여준다.​

 

실제 인간 군중 분석은 수리겔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매년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촬영 영상을 분석했다. 사람 밀도가 제곱미터당 4명에 이르면, 개인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워지고, 수백 명 단위로 동기화된 ‘원형 궤도 운동’이 18초 주기로 발생했다.

 

이는 군중이 개인 행동에서 집단 물리학으로 전환하는 ‘임계점’을 의미한다. 공동 연구자인 리옹 고등사범학교 물리학자 드니 바르톨로(Denis Bartolo)는 “이 궤도 진동이 일어날 때 군중은 마치 유체처럼 움직이며, 이는 뉴턴의 제3법칙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2010년 독일에서 발생해 21명이 사망한 러브 퍼레이드 참사 영상 분석에서도 동일한 원리의 궤도 진동이 치명적 압사 전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미세한 궤도 진동이 초기 단계일 때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군중 분산 혹은 출입 통제 등의 안전 대책을 사전에 실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리겔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이해한다면, 콘서트나 순례, 스포츠 행사 등 다양한 공간에서 군중 안전을 위한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진행한 양과 곡물, 군인 대상 실험 및 실제 대규모 군중 관찰은 개별 행동이 물리적 상호작용에 의해 집단 역학으로 전환되는 정량적·시각적 증거를 확보, 수학적 모델링과 함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혁신적 군중 관리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커 수리겔 교수 연구팀의 논문은 2025년 2월 세계적 권위지 《Nature》에 출판되어 군중 역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향후 국내외 대규모 인파 관리 정책과 안전 시스템 개선에 실질적 기여가 예상된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5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AI, ‘평등의 기술’이 아니라 고소득·고학력·남성에게 쏠린 특권이 되고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소득·성별·연령·학력에 따라 혜택이 극단적으로 쏠리는 ‘AI 디바이드(AI 격차)’가 빠르게 굳어지는 양상이다. 기술 낙관론이 말하던 “AI가 모두의 생산성을 공평하게 높여줄 것”이라는 서사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통계와 거리가 멀다는 게 국내외 데이터를 종합한 결론이다. 고소득층 60% 이상이 매일 AI 사용…저소득층은 16%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리서치 기업 포컬데이터(Focaldata)가 미국·영국 근로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노동시장 추적기’ 첫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근로자의 60% 이상이 AI 도구를 ‘매일’ 사용하는 반면, 저소득 근로자 가운데 매일 AI를 쓴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임금 수준이 높을수록 AI 활용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K자형 기술 확산’의 단면이다. FT는 이 조사 결과를 두고 “임금과 교육 수준, AI 활용 간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이는 상위 노동자의 생산성을 더 끌어올리는 반면 하위 노동자에게는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소득 격차 확

[빅테크칼럼] 소니 탁구 로봇 ‘Ace’, 엘리트 선수 이겼다…"피지컬 AI가 인간의 코트까지 점령"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인공지능이 바둑·체스·e스포츠를 넘어서, 마침내 실제 구기 종목의 테이블 위에서 인간 엘리트 선수들을 쓰러뜨렸다. 소니 AI가 개발한 탁구 로봇 ‘에이스(Ace)’가 국제탁구연맹(ITTF) 규정에 따른 정식 경기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상대로 5전 3승의 승리를 거두고, 추가 업그레이드를 통해 프로 선수들까지 제압한 것이다. 연구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면서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ITTF 룰 정식 경기에서 5전 3승… “바둑·체스 넘은 첫 현실 스포츠 돌파구” 소니 AI 연구진은 스위스 취리히 연구소에서 개발한 로봇 팔 ‘에이스’를 소니 도쿄 본사에 설치한 올림픽 규격 탁구 코트로 옮겨, 인간 선수들과의 정식 대결에 투입했다. ITTF 공식 규칙을 적용한 경기에서 에이스는 10년 이상 훈련한 엘리트 선수 5명을 상대로 5경기를 치러 3경기에서 승리했다. 매체들은 “엘리트 선수와의 5경기 중 3경기 승리, 프로와의 2경기 패배”라는 초기 결과를 인용하며, 인간-기계 대결이 이세돌-알파고 이후 ‘분석·추론’에서 ‘신체 활동 스포츠’ 영역으로까지 확장됐다고

[빅테크칼럼] “앱 열지 말고 말로 시켜라”…스타벅스·항공사·보험사까지 챗GPT 안으로 들어왔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피자부터 항공권·주택담보대출·보험상품까지, 글로벌 브랜드들이 일제히 ‘챗GPT 안의 앱(Apps in 챗GPT)’ 출시 경쟁에 뛰어들면서 대화형 AI가 사실상 새로운 쇼핑·예약 게이트웨이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결제는 각사 앱·웹사이트로 넘어가는 ‘하프 스텝’ 단계지만, 트래픽과 데이터가 챗GPT로 몰리면서 플랫폼 파워가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다. 대화가 주문이 되는 순간 4월 글로벌 소비재·서비스 브랜드들은 일제히 “챗GPT 안에서 바로 주문·예약이 가능한” 전용 앱을 공개했다. 4월 15일, 스타벅스는 사용자가 자신의 기분을 설명하거나 주변 사진을 올리면 맞춤 음료를 추천받고, 옵션을 커스터마이징한 뒤 픽업 매장까지 고를 수 있는 베타 앱을 챗GPT에 탑재했다. 같은 날 피자 체인 리틀 시저스는 인원 수, 식이 제한, 예산을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메뉴를 구성해 장바구니를 채워주는 주문 앱을 열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4월 20일에는 버진 애틀랜틱이 항공사 최초로 챗GPT 앱을 선보여 “2월 카리브해 휴가”, “런던 출발, 직항만” 같은 자연어 프롬프트로 항공편 검색·비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