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2 (금)

  • 흐림동두천 3.5℃
  • 흐림강릉 3.0℃
  • 구름많음서울 5.5℃
  • 맑음대전 6.3℃
  • 구름많음대구 4.9℃
  • 울산 4.4℃
  • 맑음광주 9.2℃
  • 구름많음부산 6.6℃
  • 맑음고창 5.1℃
  • 흐림제주 12.9℃
  • 흐림강화 3.4℃
  • 맑음보은 4.1℃
  • 맑음금산 3.9℃
  • 맑음강진군 7.5℃
  • 흐림경주시 3.7℃
  • 구름조금거제 7.4℃
기상청 제공

우주·항공

[이슈&논란] 현대로템, 1.8조 고속철 수주 “꼭 좀 부탁” 명태균에게 문자…책임경영 실종 “ESG 경영 구호뿐”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현대로템이 대규모 고속철도 사업 수주 과정에서 드러난 청탁 정황과 입찰 논란으로 그간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책임경영의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투명 경영’을 내세운 기업 이미지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오너리스크와 비윤리적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민간인 명 씨가 김영선 의원실 실세로 군림하며 국내 방산 대기업 중 하나인 현대로템의 신규 고속철 입찰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현대로템이 윤석열 정부 초기에 진행된 KTX·SRT 고속열차 경쟁입찰을 앞두고 민간인 명태균 씨를 통해 정부에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템은 1조796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 두 건을 연이어 수주했다.

 

기존에 “사업 관련 로비를 한 적 없다”던 현대로템의 해명과 달리, 실제로는 청탁성 메시지와 내부 문건, 감사 인사 등이 오간 사실이 한겨레21, 뉴스타파 등 복수의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입찰 직전 “꼭 좀 부탁드립니다”…청탁성 문건 전달


2022년 10월, 현대로템 채아무개 상무는 명태균 씨에게 ‘국내 고속철도 현안’이라는 제목의 2쪽짜리 문건을 카카오톡으로 전달하며 “꼭 좀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문건에는 경쟁사인 우진산전-탈고 컨소시엄의 입찰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특히 “제작 실적이 전무한 업체는 입찰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이는 곧 있을 코레일의 KTX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 입찰을 겨냥한 것이었다.

 

입찰 결과, 경쟁사 탈락…현대로템 연이은 수주

 

실제 입찰 결과, 2023년 3월20일 코레일의 7100억원대 KTX 사업에서 현대로템은 89.81점으로 우진산전(79.3점)을 큰 차이로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우진산전은 1차 기술점수 평가에서 기준점(85점)을 넘지 못해 탈락했다. 이어 4월21일 SR(에스알)이 발주한 1조860억원 규모의 SRT 고속철도 차량 입찰에서도 현대로템은 87.8점으로, 우진산전-탈고 컨소시엄(84.2점)을 앞서 또다시 수주에 성공했다. 이 두 건의 사업 수주액은 총 1조7960억원에 달한다.

 

수주 뒤 이어진 ‘감사 메시지’와 난 화분


입찰 성공 직후, 현대로템 채 상무는 명 씨에게 “맘 써주시고 지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 나왔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명 씨는 “상무님 축하드립니다”라며 화답했다. 이후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명의의 난 화분이 명 씨와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전달됐다. SRT 수주 후에도 명 씨에게 ‘SRT 수주 성공’ 리본이 달린 난 화분과 함께 “존경하는 명 본부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과 경상남도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윤석열 정부와 현대로템의 밀착…“대통령 건의 사안” 명시


전문가들은 현대로템이 경쟁입찰 체제 도입 이후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경남 창원에 공장이 있는 점을 활용해 김영선 의원과 그의 측근 명태균 씨에게 청탁을 넣은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현대로템이 명 씨에게 전달한 문건에는 “이 사안은 제7차 8월31일 민생현안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현대로템 대표이사가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한 사안”임을 명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당 회의에 이용배 대표를 동석시켰고, 같은 해 11월 24일에는 직접 창원 현대로템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대로템 “로비 없었다” 해명과 상반된 정황…책임경영 뒷전, 뒷거래만 열중

 

현대로템은 명 씨 등과의 접촉 의혹이 불거지자 “사업 관련 로비를 한 적 없다”고 부인해왔으나, 실제로는 입찰 직전 청탁성 문건과 메시지가 오갔고, 수주 성공 후 감사 인사가 이어진 정황이 복수의 대화 기록과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도 이 같은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철도차량 업계는 과거 담합 적발로 56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으며, 현대로템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로 과징금을 면제받은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공정·투명 경쟁 원칙이 지켜졌는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까지도 ESG 경영을 앞세워 대외 신뢰도 제고에 힘써왔다. 2024년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방산업계 유일의 통합 A+ 등급을 받았고, 4년 연속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탄소중립, 인권경영, 투명경영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성과를 홍보해왔다.

 

이용배 대표는 “공정거래 자율준수와 투명·윤리경영 실천”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청탁 정황과 입찰 담합, 오너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불거지며 ‘책임경영’은 구호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오너리스크와 비윤리적 행위가 기업 신뢰도와 ESG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업계와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랭킹연구소] 대한항공 승객, 최다 방문도시 1~3위 모두 일본…3040 最多·반려동물 3만마리·최다탑승 216번·기내식 1위 낙지볶음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올 한해 대한항공을 이용한 승객들이 가장 많이 간 해외 도시는 일본 도쿄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이 12월 1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5년 연말결산’에 따르면 한국발 승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올해의 핫플레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도쿄가 1위를 차지했다. 2위 오사카, 3위 후쿠오카로 1~3위 모두 일본 주요 도시가 차지했다. 4위는 방콕이다. 또한 올해는 중국 노선 탑승객 수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한 것이 특징이었다. 한국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방문한 승객이 지난해보다 12만8000명 늘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중국 여행지로 등극했다. 베이징 방문객은 7만1000명, 칭다오 방문객은 6만3000명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총 1649만명의 고객을 태우고 총 2.8억㎞의 하늘길을 날았다. 이는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56만번 완주할 수 있는 거리다. ◆ 올해 대한항공 승객 10명 중 4명은 30~40대… 3만 마리 넘는 반려동물 탑승 연령대별 이용 비중은 30~40대가 40%로 가장 많았다. 50~60대 30%, 10~20대 21%, 기타 연령대 9%였다. 전체 탑승객 중 외국인 비중은 35%를 차지했으며, 외국인 중

[이슈&논란] 한국 서비스 시작한 '스타링크' 독도 누락...서경덕 "한국 무시"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최근 미국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한국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서비스 지역을 표시하는 가용성 지도에서 '독도'를 표기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지도 검색창에서 '독도' 혹은 'Dokdo'를 입력하면 육지를 뜻하는 파란 면적 표시가 없이 바다 한가운데 좌표만 표시되고 있다. 특히 검색창에는 '리앙쿠르 암초'가 함께 추천되고 있는데, '리앙쿠르 암초'는 19세기 프랑스 포경선 이름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2022년 10월 스타링크에서는 독도, 울릉도, 백령도 등 주요 도서를 한국 영토로 명기했으나, 2023년 1월 돌연 독도를 지도에서 삭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스타링크 측에 "큰 오류가 하나 있는데 이를 바로 잡고자 한다"며 즉각 항의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서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인데 이를 표시하지 않는 건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세계적인 기업에서의 독도 오류는 계속해서 시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도 관련 영어 영상을 첨부하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면 서비스 국가의 기본적인 정

[이슈&논란] 공정위, 현대로템·LIG넥스원 ‘하도급 갑질’ 현장조사…방산업계 불공정거래 '경고등'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방위산업계 대표 기업인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에 대해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현장조사를 진행하면서, 방산업계 전체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본격적으로 감시망에 오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방위산업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을 공언한 이후 연이어 이뤄진 조치로, 기술자료 유용, 하도급대금 미지급·지연, 부당한 단가 인하 등 혐의가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기술유용·갑질 의혹, 방산업계 전반으로 확산 현대로템은 협력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기술자료 제출을 강요하거나 이를 유용했다는 의혹과 함께, 하도급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단가를 인하하는 등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LIG넥스원 역시 일부 부품 협력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한 뒤 이를 빼돌렸다는 의혹과 대금 지급 지연, 부당한 단가 인하 요구 등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이어 이번에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을 추가로 조사 대상에 올리며, 방산업계 전체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통령 지시에 따른 강력 대응, 치명적 불이익 경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