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한국 가구가 생각하는 노후 적정 생활비는 월 350만원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월 230만원을 마련하는 데 그쳐 120만원가량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정 생활비 대비 65.7% 수준이며, 기본적인 최소 생활비인 월 248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28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5~74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노후에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최소 생활비로 248만원을, 여행·여가·손자녀 용돈 등을 포함한 적정 생활비로는 350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실제 조달 가능한 생활비는 230만원에 불과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
은퇴 시기와 노후 준비 기간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들이 희망하는 은퇴 연령은 평균 65세였으나 실제 은퇴는 이보다 9년 빠른 56세로 조사됐다. 경제적 준비를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48세로, 은퇴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8년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노후 준비 필요성에는 77.8%가 공감하였으나,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답한 가구는 19.1%에 그쳤다.
노후 생활비 조달 수단으로는 국민연금이 88.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금융소득 50.2%, 근로소득 47.5%, 개인연금 47.8%, 퇴직연금 42.2%가 뒤를 이었다. 특히 부동산 자산 활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택연금 활용 의향은 33.3%에 머물러 노후 자산 운용 전략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드러났다.
이 조사 결과는 급격한 고령화 속에서 국민 다수가 현실적인 경제 기반 없이 노후를 맞이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노후 경제력이 노후 행복의 핵심임에도 충분히 대비된 가구가 21.1%에 불과해 준비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다.
KB금융 경영연구소 황원경 부장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 사회에서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가 매우 절실하다”며 이번 보고서가 은퇴를 앞둔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노후 준비 지침서 역할은 물론, 사회적 제도 개선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외 유사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한국인의 노후 생활비 인식과 준비 격차는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나,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비추어 정책적 대응이 긴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