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한국이 글로벌 AI 인재 확보 경쟁에서 심각한 '두뇌 엑소더스' 위기에 직면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휘 의원이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AI 인재 순유출은 인구 1만명당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를 기록하며 거의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2020년 1만명당 +0.23명으로 순유입이던 상황에서 4년 사이 마이너스 전환 후 유출 규모가 빠르게 확대된 결과다. 반면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13명), 미국(1.07명) 등 AI 강국들은 인재를 대거 유입 중이다.
정부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양성한 과학장학생들마저 이탈하는 현실도 매우 우려스럽다. 최근 5년간 정부 과학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316명이 의학계열 등 비이공계 분야로 진로를 변경하거나 학업을 중도 포기해 장학금 환수 대상이 됐다.
2020년 29명에서 2023년 73명으로 점차 증가했으며, 2025년 7월까지도 58명이 환수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2023년부터 KAIST, GIST, DGIST, UNIST에 개설된 반도체 계약학과들에서는 중도탈락률이 10%를 넘는 곳도 있어 인재 양성체계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만5000명이던 국내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은 2021년 12만9000명으로 늘어난 반면, 국내 유입 외국인 전문인력은 같은 기간 4만7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감소해 두뇌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국가 연구개발 역량 약화 및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상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국가가 어렵게 키운 과학 인재가 의대로 향하거나 중도 포기하는 현실은 두뇌 엑소더스의 전조”라며 “단순한 인재 숫자 채우기 양성에서 벗어나, 현장과 연계된 지원과 인센티브를 마련해 고급 인재가 국내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국의 AI 인재 순유출과 이공계 장학생의 진로 이탈 문제는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유지에 심각한 위험 신호로 비춰진다. 글로벌 AI 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현실적인 인재 유출 방지 및 체계적인 인재 양성 정책 수립과 실행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