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미 CIA가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미 공군 F-15E 전폭기 무기체계장교(WSO)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NSO 그룹의 스파이웨어 ‘페가수스(Pegasus)’를 단순 감청 도구가 아닌 능동적 기만 무기로 활용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timesofisrael, thetimes, yenisafak, nytimes에 따르면, 동시에 수십 km 밖에서 인간의 심장 박동을 포착하는 것으로 알려진 극비 기술 ‘고스트 머머(Ghost Murmur)’가 투입됐다는 증언까지 더해지며, 2026년 4월 초 이란 산악 지대에서 전개된 이 구출 작전은 첨단 정보·사이버·전자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작전’의 상징적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페가수스, ‘감시툴’에서 실시간 기만무기로
타임스 오브 런던 보도에 따르면 CIA는 평소 언론인·인권운동가 감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NSO 그룹의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이용해, 이란 지도부와 혁명수비대(IRGC) 간부들의 스마트폰을 장악한 뒤 왓츠앱·시그널을 통해 “조종사는 이미 발견됐다”는 내용의 조작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능은 해킹된 기기 소유자가 보낸 것처럼 위장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페가수스의 ‘숨은 기능’으로, 그동안 주로 감청·감시용으로 주목받던 툴이 실제 전장(戰場)에서 적부대 지휘 체계를 교란하는 능동적 기만 수단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작전에서 CIA가 ‘기만 캠페인(deception campaign)’을 수행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페가수스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당국자는 아직 없다.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은 “세계 어느 정보기관도 보유하지 못한 정교한 기술과 인적 자산을 모두 동원했다”고만 언급하며 구체적인 수단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중동 매체와 소셜미디어 분석을 종합하면, CIA가 이란 통신망을 교란하는 데 사용한 ‘스파이웨어 기반 디셉션 도구’는 페가수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스트 머머’ 심장박동 추적…64km 밖 조종사 찾았다?
이번 작전에서 또 하나의 키워드로 떠오른 것은 ‘고스트 머머(Ghost Murmur)’라는 극비 기술이다. 뉴욕포스트와 예니사팍 등의 매체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양자 자기 측정(quantum magnetometry)을 활용해 인간 심장이 내는 미세한 전자기 신호를 수십 km 떨어진 거리에서 포착하고, 인공지능(AI)으로 주변 노이즈를 제거해 특정 인물의 심장 박동을 골라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언론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조 작전 뒤 브리핑에서 “그 장교는 40마일(약 64km) 떨어진 곳에서 찾아냈다”고 말한 대목을 인용하며, 고스트 머머가 60km 안팎의 장거리에서 최초 탐지에 성공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이 기술의 구체적인 성능 지표(탐지 최대 거리, 오인식률 등)는 모두 기밀로 분류돼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알려진 물리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회의적인 시각도 내놓고 있다.
뉴욕포스트 보도는 이 시스템이 록히드마틴의 극비 연구 조직 ‘스컹크웍스(Skunk Works)’와 CIA가 협력해 개발한 것으로, 이번이 첫 실전 투입 사례였다고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F-15E 격추 후 두 명 중 한 명은 비교적 빨리 구조됐지만, 나머지 무기체계장교는 이란 남부 해발 약 7,000피트(2,100m) 산악 지대 협곡 틈에 숨은 채 24~48시간 동안 이란군 추격을 피해 버텼고, CIA의 심장박동 탐지 정보가 미 특수전부대가 접근할 수 있는 좌표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美·이스라엘, 산악 수색전에 첨단 사이버·전자전 결합
뉴욕타임스등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이 2월 28일부터 본격화된 미국·이스라엘과의 분쟁 과정에서 F-15E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군은 4월 3일 추락 직후부터 수백 명의 특수작전 요원과 추가 병력을 이란 영토 인근에 투입해 이틀 넘는 대규모 수색·구출 작전을 전개했다.
조종사 한 명이 비교적 빠르게 구조된 반면, WSO는 이란 수색대보다 먼저 확보하지 못할 경우 포로가 되거나 선전전에 이용될 위험이 커, CIA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위치 추적과 함정 여부 판단에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CIA가 이란군을 지연시키기 위한 기만전략을 설계했고, 그 사이 고스트 머머 등 기술과 인적 자산을 동원해 조종사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조선비즈는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구조팀을 엄호하기 위해 이란 내 특정 지역을 공습했고, 현장에 접근한 특수부대는 직접 교전을 피하면서도 사격으로 이란군을 위협해 접근을 차단했다”며, 이는 CIA의 기만 작전이 실제로 일부 이란 부대를 다른 곳으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사이버 기반 군사작전의 ‘새 프런티어’와 남는 의문
이스라엘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페가수스가 감시용 스파이웨어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적 지휘관에게 허위 정보를 주입하는 전장용 심리·정보전 도구로 쓰인 첫 공개 사례”라고 평가했다. 알자지라를 비롯한 중동 매체들도 “언론인·반체제 인사 감시에 쓰이던 스파이웨어가, 국가 간 무력 충돌 상황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효과를 유발하는 작전에 동원된 것은 사이버 기반 군사작전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지적한다.
다만 이번 사건의 많은 부분은 여전히 ‘단일 신문 보도와 익명 당국자 인용’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 수치와 기술 수준에 대해선 “근거가 부족합니다”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페가수스가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이란군 통신망에 침투했는지, 고스트 머머가 어느 정도 거리·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심장 박동을 식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된 데이터는 공개된 바 없다.
그럼에도 2026년 이란 상공에서 벌어진 이 작전은, 스파이웨어와 극비 감지 기술, 인공지능, 특수작전이 한데 얽힌 ‘풀 스펙트럼 인텔리전스 작전’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 유사한 분쟁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통신망·센서·AI를 총동원한 기만·구출 작전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할 경우, 전장과 민간 통신망의 경계, 감시 기술의 민주주의·인권 영향, 그리고 국제법적 규범에 대한 논쟁은 한층 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군사·정보 커뮤니티뿐 아니라 글로벌 규범 논의의 중요한 ‘테스트베드’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