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주한미군에 파견되는 한국군 카투사(KATUSA) 병력 선발과정에서 소위 명문대와 강남·서초·송파·분당 등 특정 지역 출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최근 5년(2020~2024년)간 병무청 카투사 합격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연세대학교 출신이 7.8%로 최다였으며, 고려대(6.8%), 서울대(5.2%)가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와 경기도 성남 분당구 거주자가 매년 최상위권을 차지해 ‘카투사의 강남 3구·분당 쏠림’이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 카투사 선발 현황…명문대 ‘톱3’ 고정
2024년 병무청 카투사 최종 합격자는 1870명으로, 이 중 연세대 출신이 146명(7.8%)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127명·6.8%)와 서울대(97명·5.2%)가 그 뒤를 이었다. 그 밖에 성균관대, 경희대, 한양대 등 이른바 ‘상위권 대학’의 비중도 높게 집계됐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분석 기간 내내 매년 3위권 내를 유지했으며, 서울대만이 2022년에만 4위로 한 차례 밀려났다. 이는 카투사 선발 구조상 어학 성적(TOEIC 780점, TOEFL 83점 이상 등) 기준 충족자가 많고, 정보 접근성이 우수한 대학 출신 지원자가 몰리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원자 거주지 ‘강남3구+분당’ 집중…구조적 문제로 지적
합격자 거주지 분포를 보면, 서울 강남구·송파구·서초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최근 5년간 단 한 해도 최상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이는 해당 지역의 교육 인프라, 어학 및 병역 관련 정보 접근성, 경제적·사회적 자원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다는 구조적 격차를 보여준다. ‘카투사=강남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지역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평가다.
미국 국방부 소속 카투사는 1950년 한국전쟁 기간 도입됐으며, 매년 약 1800여명이 선발된다. 선발 방식은 지원자 어학 성적과 입영월, 성적대별 지원 분포 등을 고려해 전산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위대학·강남권 지원자 쏠림 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2023~24년 통계를 보면 강남·서초·송파 출신이 전체의 20%를 넘는 것으로 추정돼 사회적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제도 개선 촉구 목소리 높아져…미국·일본 병역제도와 비교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은 “카투사 제도의 특정지역·특정 대학 출신 편중은 구조적 불균형의 결과”라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영 정보 격차 해소,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 확대 등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현역병 선발시 소득·지역·인종별 쏠림 해소를 위해 각종 정보제공 채널 강화와 지원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 역시 병역 대신 자위대 자원자 선발에서 지역 및 학력 편향 완화정책을 꾸준히 시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카투사 지원 기준의 객관성은 유지하되, 지역·계층·학력 간 정보 전달체계 강화와 선발 이후 체계적인 역량 교육으로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병무청 및 국방부가 지역 편중 해소책과 선발 절차 개선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