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LG디스플레이가 1조2600억원 규모의 OLED 신기술 투자와 함께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공식화하며, 국내 첨단산업 유턴(리쇼어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결정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최초의 조 단위 대규모 투자 선언이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첨단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OLED에 1.2조 투자…차세대 기술로 미래시장 선점
LG디스플레이는 6월 17일 이사회를 열고, 2027년 6월까지 약 2년간 OLED 신기술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경기도 파주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신기술 설비와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입된다.
이번 투자는 중장기 시설투자(CAPEX) 계획의 일환으로, OLED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해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 기술과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시장은 2024년 76조원에서 2028년 100조원 규모로 연평균 5% 성장할 전망인 반면, LCD 시장은 연평균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확대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다.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사업구조 OLED 중심 전환
이번 대규모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패널 및 모듈 공장을 중국 CSOT에 2조원 규모로 매각한 이후 단행된 첫 국내 대규모 설비 투자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회사는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OLED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R&D), 운영비 등에 활용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공시를 통해 "대형 LCD 생산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중심 사업구조 개선"을 명확히 했으며, 매각 자금은 재무 안정성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파주 사업장 등 국내 거점에서의 OLED 신기술 투자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 미국의 고율 관세 등 대외 변수에 적극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정부, 첨단산업 유턴 기업에 최대 500억원 보조금 지원
정부 역시 LG디스플레이의 국내 복귀에 화답하고 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전략 기술 분야 기업의 국내 복귀 시 수도권 사업장당 최대 500억원(국비 200억, 지방비 300억)까지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유턴 기업 지원 한도를 최대 400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첨단산업의 국내 복귀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국내 첨단산업 재도약 신호탄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행보는 미중 갈등과 트럼프 2기 고율 관세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첨단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복귀가 국내 첨단산업 리쇼어링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Nikkei Asia 등 일본 경제지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LCD 공장 매각을 통해 OLED 중심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역시 "LG디스플레이가 OLED 신기술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결정은 국내 첨단산업 유턴과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분명한 신호탄이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 확대와 맞물려,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한국이 다시 한 번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