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혁신의 최전선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실리콘밸리 등 북미 시장을 거점으로 삼아, 생성형 AI·딥테크 등 첨단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기술 내재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배경과 전략, 그리고 차별화된 혁신 방향을 알아봤다.
네이버 : ‘소버린 AI’와 글로벌 투자로 기술주권 강화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검색, 쇼핑, 지도, 광고 등 전 서비스에 AI를 심층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와 국내 데이터에 최적화된 독자 모델로, 네이버는 이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의 표준화된 AI가 아닌, 한국 실정과 문화에 맞는 ‘소버린 AI(기술주권형 AI)’를 지향한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실리콘밸리에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 AI·비디오AI·디지털트윈 등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면서 글로벌 AI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첫 투자처로 미국의 멀티모달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TwelveLabs)를 선택, 엔비디아·삼성전자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혁신 인재와 신기술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국내외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글로벌 투자와 협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 ‘AI 오케스트레이션’로 서비스 혁신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과 더불어, 오픈AI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챗GPT 등 검증된 글로벌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톡, 카카오워크 등 주요 서비스에 맞춤형 AI 비서 ‘카나나’ 등 대화형 AI를 탑재,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오픈AI와의 협업은 카카오가 단순한 플랫폼 기업을 넘어, AI 중심의 지능형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미국 딥테크 스타트업(올리고스페이스, 자폰)에 투자하는 등, 실리콘밸리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올리고스페이스는 AI 기반 우주 발사체 설계 자동화, 자폰은 다중 AI 에이전트 시스템 등 차세대 AI 인프라를 개발 중이다. 카카오는 이처럼 자체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병행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소버린’ vs ‘오케스트레이션’…한국 AI 혁신의 쌍두마차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기술주권형 AI’와 ‘글로벌 AI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상반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독자 AI 모델을 고도화해 데이터 주권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반면, 카카오는 오픈AI 등 글로벌 선도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서비스 혁신과 확장성에 방점을 찍는다.
전문가들은 “AI 주권과 글로벌 협업, 두 축 모두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자체 기술력은 해외 의존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협업은 빠른 서비스 혁신과 시장 선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외 AI 생태계에서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