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카카오페이 주가가 2025년 9월 3일 장중 9.69% 급락하며 5만2200원에 마감, 2개월 전 최고점(11만4000원) 대비 54.82% 급락해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번 급락은 2대 주주인 중국 핀테크 기업 알리페이의 6266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 소식에 따른 오버행(대량 매도 물량 출회) 우려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알리페이는 2025년 10월 2일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했으며, 대상 주식은 카카오페이 보통주 1144만5638주(지분 8.47%)다. 교환가액은 주당 5만4744원이며, 만기는 12월 29일로 3개월짜리 초단기 물이다.
이는 7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교환사채 발행으로, 시장에서는 알리페이가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 중이다. 앞서 2022년과 2024년에도 각각 3.8%, 2.2%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알리페이의 잇따른 교환사채 발행을 사실상 장내 매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한 대규모 잠재 매물이 시장에 부담을 주며 주가 급락을 촉발했다고 분석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알리페이의 지분 정리가 지속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오버행 우려가 고조돼 단기 급락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사법 리스크도 주가 하락에 악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김 센터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으며, 1심 선고는 10월 21일에 예정돼 있다.
이 사건이 카카오의 신사업과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김 센터장에게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페이가 추진 중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 등 신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점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위원회 내 관련 조직 개편이 지연되고 있고 국회에서도 발의된 관련 법안들이 발행·운영 방식 차이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카카오페이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추진은 일정 부분 제약을 받고 있으며, 지난 6월의 급등세가 이어지지 못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시장 내 경쟁 심화 속에서도 AI 기술 접목과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장에 노력 중이지만, 단기적 불확실성이 깊어지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여전하다. 2025년 8월 초에는 한때 주가가 6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급락세로 인해 주요 기술 성장주의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의 교환사채 발행에 따른 오버행 부담, 오너의 사법 리스크,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2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난 상태다. 투자자들은 향후 알리페이 지분 매각 향방과 김범수 센터장 재판 결과,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진전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