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후조절과 함께 ‘탄소 흡수원’으로 핵심역할을 수행해 오던 숲이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연구와 국제 보고서들이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실은 지구의 숲들이 온도 상승과 인간 활동의 격렬한 간섭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중요한 탄소 흡수원 역할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원으로 급격히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 고리를 낳고 있어 인류와 자연 모두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Japan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nature, World Economic Forum, gfr.wri.org, Mongabay Environmental News, arXiv.org, PNAS의 연구와 보도를 비롯해 8월 21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헥타르당 아마존 열대우림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호주 마운틴 애쉬 숲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약 9%의 나무가 사라진다.
2080년까지 온도가 섭씨 3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숲들은 전체 나무의 4분의 1을 잃을 수 있으며, 이는 기후 조절에 있어 이들이 하는 역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숲은 헥타르당 아마존 열대우림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데, 이 같은 나무 감소는 기후 조절 기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킬 전망이다. 나무의 자연 솎아내기(자연적인 경쟁과 생존 과정)와 더불어 증가하는 산불 발생이 더해지면서 탄소 방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향후 75년 간 나무 집단 고사와 부패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매년 100만대 자동차가 1만km 주행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와 같은 숲 생태계 교란은 심각한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동안 숲이 흡수한 이산화탄소 총량이 21세기 초 수준의 25%에 불과할 정도로 급감했다. 이는 세계자원연구소(WRI)의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 보고서에서 확인되었으며, 특히 산불이 직접적인 숲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했다. 2024년에는 토착 열대우림 670만 헥타르(파나마 전체 면적과 유사)가 사라졌으며, 이 중 절반가량이 산불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놀랍다. 산불 발생은 평소보다 5배 증가했으며, 이는 기후 변화가 더욱 건조하고 뜨거운 환경을 만들어 산불을 촉진한 결과다.
숲의 이런 변화는 탄소 저장 능력 외에도 기후 시스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럽우주국(ESA) 보고서에 따르면 북반구 숲은 2016년 이래로 탄소 순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환되었으며, 연평균 0.20 페타그램(20억 톤)의 탄소를 잃고 있는데, 이는 1억 6천만 대 자동차의 배출량과 맞먹는 큰 규모다. 이런 추세는 아마존과 콩고 분지 등 열대 우림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곳에서는 특히 미개간지역도 이제 산불과 기후 스트레스로 인한 탄소 순 배출에 가담하는 사례가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숲의 탄소 흡수원 기능 약화가 지구온난화 가속, 극한 기상 이변 증가, 강우 패턴 교란으로 이어지며 식수 및 식량 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제사회는 산불 확대와 급격한 숲 파괴를 막기 위한 긴급한 정책 대응, 산림 보호 강화, 그리고 인간이 야기하는 산불 통제에 역사적 전환점을 맞아야 하는 실정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자연 생태계 보존의 핵심 열쇠인 숲이 점차 탄소를 방출하는 문제는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빠르게 증가해 기후 위기의 고리를 끊기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