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나이지리아의 에구시(egusi) 멜론 씨앗이 2025년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어, 서아프리카 원산 작물이 처음으로 우주에서 실험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Space in Africa, Punch Newspapers, technext24, Phys.org 등의 매체와 기관들의 보도와 발표에 따르면, 이 씨앗들은 NASA의 Crew-11 임무 일환으로 발사되어 여러 날 동안 미세중력과 우주 환경에 노출된 후 8월 초 태평양에 착수하며 지구로 귀환했다.
이 프로젝트는 Space in Africa의 창립자이자 프로젝트 수석 과학자인 테미다요 오니오순 박사가 나이지리아 오요주에서 직접 조달했으며, 전 세계 여러 나라(이집트, 아르메니아, 파키스탄 등)와 협력하는 글로벌 “Earth Seeds for Space Initiative”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귀환한 에구시 씨앗은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의 와그너 벤드라메 박사 연구실과 나이지리아 국제열대농업연구소의 연구진, 그리고 브라질 과학자들과 협력해 집중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시험관 내 발아 실험을 통해 형태학적 변화 관찰, 분광 이미징으로 씨앗의 생존력 평가, 호흡 분석을 통한 대사 활동 측정, 그리고 DNA 추출을 통해 미세중력과 우주 방사선이 유전적 변이에 미친 영향까지 다각도로 검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씨앗의 발달, 유전적 완전성, 그리고 우주 환경에서의 생존과 지구 및 우주 농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관한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에구시 씨앗이 우주로 보내진 의미는 단순한 과학 실험을 훨씬 넘는다. 이 식물은 서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식문화의 중심을 이루며, 높은 단백질 함유량과 가뭄 및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으로 우주 농업의 유망한 후보로 꼽힌다.

오니오순 박사는 “에구시는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문화적인 음식”이라며, "이 씨앗이 우주에 간 것은 아프리카 식량과 문화가 우주 미래에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우주 장기 임무와 식민지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 개발에 있어 선진국 중심이 아닌 아프리카의 토착작물도 반드시 연구 대상이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이번 임무는 나이지리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우주 과학 및 농업 기술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pace in Africa와 미국의 Jaguar Space LLC 간에 체결된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추가적인 아프리카 작물들이 우주로 향할 예정이며, 곧 아프리카 국민들이 우주행 작물을 제안할 수 있는 공개 캠페인도 시작된다.
오니오순 박사는 “에구시 멜론 씨앗을 우주로 보내는 것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지구 생명의 다양성과 풍요를 우주에도 반영하려는 미래 인류의 열망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 과학적 도전은 우주 기반 식량 안보, 토종 작물의 우주 적응력 검증, 그리고 미래 우주 식민지 농업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더불어, 서아프리카의 맛과 문화를 세계 우주 연구 저변에 깊숙이 심고, 지역사회 과학 인재 양성과 글로벌 혁신 협력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에구시 씨앗 우주 임무는 나이지리아와 서아프리카가 우주 과학, 농업, 그리고 문화적 자존감을 동시에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아프리카가 우주 공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심장한 사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