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KT&G가 북유럽의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 인수를 추진하며 글로벌 비연소 담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코틴 파우치는 잇몸과 입술 사이에 끼워 니코틴을 혈류로 흡수시키는 제품으로, ‘씹는 담배’ ‘스누스(snus)’ 등으로 불리며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인수는 전통 담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KT&G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씹는 담배(니코틴 파우치·스누스)란?
씹는 담배, 즉 니코틴 파우치·스누스 등 비연소 무연담배는 담배 잎 또는 합성 니코틴을 잇몸과 입술 사이에 끼워 니코틴을 흡수하는 제품이다. 무엇보다 연소 과정이 없어 유해물질 배출이 적고, 냄새와 연기가 없어 사용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실내·공공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북유럽(스웨덴, 노르웨이), 미국, 서유럽 등에서 이미 대중화됐으며, 최근 글로벌 담배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스웨디시 매치 등도 이미 니코틴 파우치 시장에 진출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씹는 담배' 시장, 성장세 ‘폭발’
세계 씹는 담배(무연담배) 시장은 2025년 약 237억 달러(약 32조원)로 추산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2024년 32억 달러에서 2033년 281억 달러로, 연평균 27%대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미국도 최근 30%대 고성장 중이다.
성장 요인으로는 금연·건강 인식 확산, 담배 규제 강화, 다양한 맛·형태의 제품 혁신, 젊은 층의 트렌디한 소비 등이 꼽힌다.
미국·유럽은 이미 다양한 맛·강도의 씹는 담배가 출시돼 있으며, 온라인 유통과 젊은 층 마케팅이 활발하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방글라데시 등 전통 씹는 담배(구트카, 파안 등) 사용률이 높고, 한국·일본 등 신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KT&G의 인수 추진 배경
KT&G는 전통 담배 시장의 성장 정체와 각국의 담배 규제 강화에 대응해, 비연소·대체 담배 사업 확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KT&G는 이미 궐련형 전자담배 ‘릴’ 시리즈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으며, 이번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 인수를 통해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니코틴 파우치는 담배 연기, 냄새, 사회적 제약에서 자유로워 규제 환경 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 규제 공백 속 ‘신종 담배’ 진입 초읽기
국내 담배시장은 전통 궐련 흡연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가열담배·전자담배 등 신종담배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담배업계가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씹는 담배의 한국시장 상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의 담배 규제 강화로 전통 담배 시장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담배기업들은 비연소 제품, 전자담배, 니코틴 파우치 등 대체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국내법은 담배잎이 없는 합성 니코틴 제품(니코틴 파우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보건당국과 국회에서는 “신종담배도 담배로 간주해 세금·경고문구·판매연령 등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 진입 시, 초기엔 ‘금연·대체재’ 혹은 ‘트렌디 니코틴’으로 각광받을 수 있으나, 규제와 건강 이슈에 따라 성장 속도와 시장 구조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 소비자 반응과 전망
국내 흡연자들은 “연기·냄새가 없고, 실내·공공장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제품에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건강 위험성(구강암 등)과 중독성, 청소년 접근성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북유럽·미국 등에서는 젊은 층, 여성, 스포츠 선수 등에서 인기가 급증하는 동시에, 중독·건강 문제로 사회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담배산업은 전통 담배에서 비연소·무연·저위험 제품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등에 업고 씹는 담배(니코틴 파우치·스누스 등)는 글로벌 시장에서 ‘탈연기·저위험’ 트렌드를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도 규제 공백과 소비자 호기심 속에 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건강 위험성과 청소년 보호, 규제 체계 정비 등 사회적 논의와 균형 잡힌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할 시점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KT&G의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 인수 추진은 글로벌 담배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비연소 담배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KT&G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