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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어피니티, 버거킹 코리아 운영사(비케이알) 1조원 매각 추진 "10년만에 인수가 5배"…글로벌 자본, K-프랜차이즈를 통째로 사들이는 이유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가 버거킹·팀홀튼 한국 운영사 BKR(비케이알) 매각에 공식 시동을 걸면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이 본격적인 ‘글로벌 바이아웃 무대’로 재편되고 있다. 매각 측이 제시한 몸값은 최대 1조원 수준으로, 2016년 인수 가격(2100억원)의 약 5배에 육박하는 밸류에이션이다. 이번 매각은 어피니티가 올해 2월 버거킹 재팬을 골드만삭스 알터너티브스에 785억엔에 매각한 데 이어 단행된 행보다.
 

1조원까지 뛴 버거킹 코리아, 숫자가 말해주는 것


투자은행(IB)發 보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최근 잠재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BKR 매각 티저 레터를 배포하고 기업가치를 최대 1조원(약 6억 8,000만~7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딜은 어피니티가 보유한 BKR 지분 100%를 한 번에 넘기는 구조로,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모두 겨냥하고 있다.

 

어피니티는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버거킹 코리아(현 BKR)를 약 21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금번 매각 가격 기준으로 자본차익(캐피털 게인)만 최대 8000억원 안팎까지 거론되는 셈이다. 아시아 각국에서 버거킹 사업을 묶어 키워온 어피니티의 ‘버거킹 투자 10년’이 수익 실현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사상 최대 실적이 밸류를 정당화


높아진 몸값의 가장 큰 배경은 BKR의 실적이다. BKR는 2025년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신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1.7% 늘었다. 에비타(EBITDA)는 약 1060억원으로 전년보다 11.2%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니티가 경영권을 인수한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배 이상 불어났다. BKR는 현재 국내에서 버거킹 매장 550여개, 팀홀튼 매장 20여개를 운영하며, 국내 최대급 퀵서비스 레스토랑(QSR)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했다. 가격 인상과 메뉴 믹스 조정, 배달·디지털 채널 강화,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숫자로 입증된 셈이다.

 

시장에선 BKR의 2025년 에비타 약 1060억원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멀티플(기업가치/EBITDA)을 8~10배 범위로 추정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최근 어피니티가 버거킹 재팬을 골드만삭스 알터너티브스에 매각할 때 인정받은 에비타 20배 수준보다는 낮지만, 한국 시장 특성, 경기 불확실성 등을 감안한 ‘현실적 가격대’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글로벌 PE·전략적 투자자 모두 노리는 매물

 

흥미로운 대목은 BKR가 전형적인 ‘양방향 매물’이라는 점이다. 어피니티는 북미·유럽·아시아 주요 글로벌 사모펀드뿐 아니라 국내외 소비·식음료(F&B) 전략적 투자자들을 잠재 인수후보군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선 BKR는 이미 검증된 현금창출력을 가진 소비 내수 자산으로, 배당과 리파이낸싱, 중장기 재매각(리세일) 시나리오까지 그리기 용이한 구조다. 전략적투자자에게는 한국 QSR 시장에서 단숨에 2~3위권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는 레버리지이자, 커피·디저트·배달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카드다. 한국 BKR 매각은 일본 철수에 이은 ‘버거킹 아시아 정리 수순’이자, 펀드 만기·수익 실현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엑시트로 해석할 수 있다.

 

K-프랜차이즈, 왜 글로벌 자본이 줄을 서나


BKR 딜은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을 둘러싼 외국 자본의 러시와 맞물려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은 최근 오케스트라 프라이빗 에쿼티로부터 KFC 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 칼라일아시아파트너스 계열사가 매입 주체로 나섰으며, 2025년 12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2026년 4월 17일자로 거래를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인수 후 공격적인 매장 확대, 신규 모바일 앱 출시, 협업·팝업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접점 확대를 예고했다. 일본에서는 이미 KFC홀딩스 재팬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 KFC·국내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와 함께 범(汎)아시아 F&B 플랫폼 시너지를 노리는 구도다.

 

필리핀계 외식공룡 졸리비푸즈도 한국에 베팅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졸리비는 자회사 졸리-K(지분 70% 보유)를 통해 한국 최대 무한리필 샤부샤부 체인 ‘샤부올데이’ 운영사 올데이프레시 지분 100%를 약 1300억원(약 8700만~96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졸리비는 이 거래로 그룹 매출이 약 2%, 글로벌 EBIT가 약 8%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 지분 매각, 기타 중소형 브랜드들에 대한 해외 자본 유입 사례까지 겹치면서,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은 사실상 글로벌·로컬 자본이 뒤섞인 ‘개방형 인수합병(M&A) 허브’로 변모하고 있다.

 

그 배경엔 한국 경제·소비의 ‘질적 성장’이 자리한다. 한국 경제는 2026년 1분기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구 정체·저출산에도 불구하고 1인 가구 확대, 배달·테이크아웃 문화 정착, 브랜드 선호가 강한 소비 패턴 덕에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성숙 단계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BKR의 다음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지형도는 또 한 번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사모펀드가 다시 바통을 이어받을 경우 ‘재무적 효율화+재매각’ 시나리오가, 전략적투자자가 등장한다면 ‘장기 보유+통합 플랫폼화’ 시나리오가 앞서게 된다. 어느 쪽이든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1조원이란 숫자는 더 이상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비현실적 가격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이 실제로 지불을 검토하는 ‘시장 가격’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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