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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인간의 기억력, 7개의 감각과 함께 가장 잘 작동"...인공지능과 인류진화에 시사점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과학자들은 인간의 기억과 학습이 전통적인 5가지 감각보다는 7가지 감각 차원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획기적인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러시아 스콜코보 과학기술대학교(Skolkovo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이하 스콜텍)의 연구진은 인간 기억과 학습이 기존의 5가지 감각을 넘어 7개의 감각 차원에서 최적의 동작을 보인다는 획기적인 수학적 모델을 2025년 10월 8일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기억의 기본 단위인 ‘엔그램(engram, 뇌에서 경험을 암호화하는 신경 패턴)’을 다차원 개념 공간 내 동역학적 객체로 모델링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및 분석적 해법을 활용해 진행됐다.​

 

ScienceDaily, The Debrief, TechXplore, Nature Scientific Reports, MoneyControl에 따르면,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과 러프버러 대학교(Loughborough University)의 연구자들을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기억 용량이 7차원에서 최고 효율에 도달한 후 추가적인 감각 입력과 함께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지심리학계에서 1956년 하버드대 조지 밀러(George A. Miller) 교수가 제안한 ‘작업기억 용량 7±2’ 규칙과 맞닿는 이번 연구 결과는, 7이라는 숫자가 학습과 기억의 섬세한 균형점임을 수학적으로 뒷받침해준다. 밀러 교수의 고전적 연구는 인간이 동시에 약 5~9개의 정보를 단기 기억할 수 있음을 제시했으며, 이후 정보 처리 용량 한계에 관한 연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연구 공동저자인 스콜텍 AI 전문가 니콜라이 브릴리안토프(Nikolay Brilliantov) 교수는 “기억에 저장된 개념이 5개나 8개가 아닌 7개의 특징으로 표현될 때 가장 많은 구별 가능한 객체 수가 확보된다”며 “이는 기억 용량의 최적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전통적 인간 감각인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외에 두 개의 추가 감각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셈이다.​

 

기억 엔그램은 각기 다른 뇌 영역에 분포하는 뉴런 집단으로서, 반복적 자극에 의해 강화되고 자극이 없으면 약화되는 동적 특성을 갖는다. 이 모델에 따르면 이 엔그램들이 7차원 공간에서 진화할 때 ‘성숙한’ 안정 상태에 도달하며, 이 공간에서 기억 용량이 극대화된다. 반면 7차원을 초과할 경우 오히려 기억 간 간섭이 증가해 저장 효율이 저하된다.​

 

이번 연구는 인류 진화에 관한 가설도 던진다. 브릴리안토프 교수는 “미래 인류가 방사선이나 자기장과 같은 추가 감각을 진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매우 추측적이지만, 인간 감각 체계가 단순히 생물학적 산물이 아니라 수학적 최적화에 따른 결과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분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기존 5감각 입력만을 사용하는 AI 시스템은 학습과 기억에 한계가 명확하지만, 7감각 체계로 설계할 경우 보다 넓고 세밀한 학습 능력과 기억 저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 인공지능 분야에서 데이터 과적합과 과일반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억 시스템의 근본적인 긴장점은 ‘높은 자극 수용성이 흐릿하고 겹치는 기억을 만드는 반면, 높은 선택성은 새로운 경험을 놓칠 위험이 있다’는 데 있다. 이는 뇌뿐 아니라 AI 학습 설계 시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균형이다.​

 

이 연구는 인간 기억과 인지능력, 그리고 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새로운 수학적 통찰을 제공하며, 향후 생명과학, 인공지능, 뇌과학 융합 연구에 중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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