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최근 ‘제로 콜라’와 같은 인공 감미료 첨가 음료가 오히려 기존 설탕 음료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더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에 덜 해로운 대체재로 인식되던 제로음료가 실상은 ‘당뇨병 위험 음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ustralian study, Monash University, RMIT, Cancer Council Victoria, <Diabetes & Metabolism> 2025, [Oncology Republic], [ScienceAlert], [New Atlas] 등의 발표와 보도를 취합해 인공감미료 첨가음료의 건강 유해성에 대해 알아봤다.
1캔만 마셔도 당뇨병 위험 최대 38%↑…설탕음료(23%)보다 높아
호주 모나시대학교, RMIT(로열 멜버른 공과대), 빅토리아 암협회 공동 연구팀은 40~69세의 호주인 3만6608명을 대상으로 약 14년간 인공 감미료 및 설탕 음료 섭취 습관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인공 감미료가 첨가된 음료를 하루 한 번 이상 마신 사람은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8%나 증가했다. 같은 빈도로 설탕음료를 마신 사람의 위험 증가율(2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모나시대학교 로벨 후센 캅티머 박사는 “인공 감미료가 설탕보다 건강한 대체재라는 통념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 결과는 그 자체로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체중 보정해도 인공 감미료 위험 ‘유효’
특히, 설탕음료는 체중(비만) 변수를 보정할 경우 당뇨병 위험과의 연관성이 사라졌다. 설탕음료 섭취 → 열량 증가로 인한 체중 증가(비만) → 인슐린 저항성 → 당뇨병 위험이라는 경로가 중심이 됐다. 반면 인공 감미료 음료는 체중을 보정해도 당뇨병 위험 상승이 변함없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공 감미료가 체중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작동할 것으로 추정했다.
장내 미생물 교란·포도당 대사 이상 등 복합 경로 의심
인공 감미료가 당뇨병을 촉진하는 경로로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교란, 포도당 대사와 인슐린 반응 변화 등이 지목된다. 실제로 아스파탐 같은 감미료는 설탕과 유사한 식후 인슐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사카린과 수크랄로스는 장내 유익균 감소·유해균 증가 등 미생물 조성의 변화를 유발해 포도당 내성을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저널 <네이처>에 실린 관련 연구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를 넣은 물을 2주간 섭취한 마우스와 일부 인간 집단에서 장내 미생물의 조성 및 기능 변화가 관찰됐고, 이로 인해 포도당 불내성(혈당 조절 장애)이 유발됐다. 미생물 이식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 인공 감미료와 당뇨병 간 생물학적 연관이 뒷받침됐다.
인공 감미료, 당뇨 위험 ‘제로’ 아니다…정책 방향도 수정 필요
RMIT 바보라 드 쿠르텐 교수는 “인공 감미료는 당뇨 위험군에게 건강한 대안으로 추천되는 사례가 많지만, 이번 연구는 거꾸로 인공 감미료 자체가 독립적인 건강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에는 제로 음료를 비롯한 모든 비영양성 음료 섭취 자체를 줄이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헬스분야 전문가들은 "다수의 국제 연구와 메타 분석에서도 인공 감미료의 포도당 불내성 유발과 장내 미생물 교란 가능성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국가별 인공 감미료 사용 환경이나 상품군이 다양해, 각국 실정에 맞는 추가 연구 필요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즉 ‘제로 음료’가 ‘제로 위험’은 아니었다. 인공 감미료 제품의 과도한 홍보와 산업계의 영향력으로부터 소비자를 지키기 위해, 관련 규제와 정책 재정비, 그리고 다양한 인구집단 대상의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