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 1일~2025년 8월 31일)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명품 그룹 케링(Kering)을 매출 규모에서 추월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연간 매출은 3조4005억엔(약 32조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511억엔(약 5조2300억원), 지배지분 순이익은 4330억엔(약 4조2850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의 2024년 매출 172억 유로(약 28조6700억원)를 상회하는 수치로,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글로벌 패션 시장을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시장 1조엔 돌파
유니클로는 일본 내에서만 1조260억엔(약 9조52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일본 의류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엔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10.1% 증가한 수치로, 동일점포 매출은 8.1% 늘었다. 이는 기온 변화에 맞춘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 핵심 제품인 후드티와 청바지에 트렌디한 실루엣을 반영한 전략이 성공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은 1813억엔으로 17.5% 증가했으며, 판관비율 개선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해외 시장, 북미·유럽이 견인
해외 시장 매출은 1조9102억엔(약 17조7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했다. 특히 북미 시장은 매출 2711억엔(+24.5%), 영업이익 442억엔(+35.1%)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유럽 시장도 매출 3695억엔(+33.6%), 영업이익 542억엔(+23.7%)으로 급성장했다. 미국 내 신규 매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온라인 매출 증가로 선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가격 조정과 할인 축소, 비용 통제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한 점이 주효했다.
유니클로코리아, 6년 만에 1조 클럽 재진입
한국 시장에서는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 1일~2024년 8월 31일) 매출이 1조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2019년 불매운동 이후 6년 만에 1조원 클럽에 재진입했다. 영업이익은 1489억원으로 5.4% 증가했다.
‘히트텍’과 ‘에어리즘’ 등 계절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고, 한일 관계 개선과 엔데믹 이후 일본 여행 증가로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이 실적 회복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유니클로는 국내 패션 브랜드 중 나이키코리아, 영원아웃도어에 이어 매출 3위를 기록하며, '1조클럽'에 재진입했다.

중국 부진 속에서도 글로벌 성장
중국 시장은 매출 6502억엔(-4.0%), 영업이익 899억엔(-12.5%)로 부진을 겪었다. 현지 소비심리 위축과 제품 라인업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으나,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하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반면, 동남아시아, 인도, 호주 시장은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다.
2026년도, 또 한 번의 사상 최대 전망
패스트리테일링은 2026 회계연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3조7500억엔(약 34조8353억원, +10.3%), 영업이익은 6100억엔(+10.7%)으로 예상되며, 배당금도 주당 520엔으로 20엔 인상될 예정이다.
유니클로 일본은 안정적인 수익성 유지, 해외 시장은 북미·유럽·한국·동남아에서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도 전년 대비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 외에도 저가 브랜드 GU와 글로벌 브랜드(Theory, PLST 등)를 운영한다. GU는 매출 3307억엔(+3.6%)을 기록했으나, 히트 상품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283억엔(-12.6%)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브랜드 부문은 매출 1315억엔(-5.3%)이었으나,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PLST는 와이드 팬츠와 쉬어 스웨터 등이 인기를 끌며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