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DMO)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점프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4·5공장 본격 가동과 글로벌 수주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달성하며 또 하나의 성장을 예고했다.
2025년 상반기 성적표: 창립 이래 ‘최강 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이사 존 림)는 7월 23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조5882억원, 영업이익 9623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0%, 46.7% 증가한 수치다. 별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2조 원을 돌파(2조138억원) 했으며, 영업이익도 90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4% 급증했다.
성장 동력 ① – “4·5공장 풀가동, 초격차 생산력 입증”
2022년 10월 가동된 4공장 24만L 규모 라인이 안정적 풀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2025년 4월 5공장(18만L)이 본격 생산을 개시하며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유연한 생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총 78만4000L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누적 132만4000L 확보를 목표로 한다.
특히, 공장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인 송도 4공장은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직접 위탁생산(Direct Manufacturing)’ 확대 요청을 받고 있으며, 대형 계약 체결도 잇따르고 있다.
성장 동력 ② – “CDMO와 바이오시밀러 양축 전략 가치 현실화”
삼성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상반기 동안 견고한 성장을 보였다. 상반기 매출은 8016억원, 영업이익은 21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증대에 따른 실적이다. 특히, 미국에서 테바(Teva), 산도스(Sandoz) 와 협업한 신제품 2종이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스텔라라(Stelara), 솔리리스(Soliris)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시장 본격 진입이 기대되며,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예정 매출 성장률 평균이 12~15%에 달하는 만큼 추가 모멘텀이 예상된다.
IQVIA 보고서(2025년 6월)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5년 6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재무 기초도 ‘탄탄’… 자산 17.8조, 부채비율 53%
2025년 2분기 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총자산 17조7736억원, 자본총계는 11조6028억원, 부채는 6조1709억원으로 집계되었다. 부채비율 53.2%, 차입금비율은 11.6% 수준으로 재무적 안정성이 확고하다. 공격적 팽창을 병행하면서도 낮은 차입 구조를 유지하는 전략이 고도화되고 있다.
미래 전략 – “CDMO 집중 강화 + 글로벌 거점 확대 + 모달리티 다각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5월, CDMO 사업부와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를 인적분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순수 CDMO 전환’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고객사 중심 사업 구조를 명확히 하며 기업 가치와 투자 매력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또한, 자동화 기반 최신 공장 조성과 함께 CRO(임상시험 수탁), CMC(Carrier Manufacturing Cell), AAV(유전자치료 플랫폼) 등 모달리티 확장 전략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바이오의약품 R&D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모달리티(modality)란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치료제의 작용 방식, 제형, 분자 구조, 기술 플랫폼 등 치료제가 구현되는 다양한 형태를 의미한다. 즉 단일 항체, 이중항체(다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ADC), 유전자 치료제(AAV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같은 신기술 기반 치료제까지 다양한 약물 개발 방식 자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글로벌 확장도 매섭다. 미국 뉴저지, 보스턴에 이어 2025년 초 일본 도쿄에도 영업 거점을 설치하며 아시아 수주 시장에 직접 진입하고 있다.
연간 가이던스 상향 발표… "2025 매출 성장률 25~30% 기대"
성장 자신감은 가이던스에도 반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기존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20~25%)를 25~3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5공장 본격 가동, 수주 물량 확대, 공정 개선에 따른 원가 효율성 증대 등을 고려한 조치다.
글로벌 바이오 산업을 견인하는 ‘K-CDMO’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제 단순한 위탁생산 기업을 넘어 CDMO 산업 전반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CDMO 시장은 연평균 9.5% 성장 중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기준 시장 점유율 3위권에 안착할 것으로 IHS 마킷과 Evaluate Pharma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