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내 생수시장이 사상 처음 3조원을 돌파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제주삼다수의 독주 체제 속에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등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사의 사업보고서와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4년 시장 규모와 상위 5개 브랜드의 점유율, 매출 현황을 분석했다.
2024년 국내 생수시장 규모
2024년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3조1761억원으로, 전년(2조7483억원) 대비 15.6% 성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2014년 6000억원)과 비교해 5배 이상 커진 수치다.
1인 가구 증가, 건강 중시 소비 트렌드, 온라인 유통 확대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상위 5대 브랜드 점유율 및 순위…삼다수 ‘절대강자’, 아이시스·백산수 추격
2024년 기준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닐슨IQ, 유로모니터, 업계 자료 종합)은 다음과 같다.
제주삼다수는 2025년 1분기 기준 40.4%의 점유율로 27년 연속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아이시스는 13% 내외로 2위, 백산수는 7.5~8.3%로 3위다. 4위는 평창수(동원F&B·해태), 5위는 하이트진로 석수가 뒤를 잇는다.
PB(Private Brand) 생수와 기타 브랜드가 15%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 경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제주삼다수(제주개발공사)는 현재 광동제약이 위탁판매를 맡고 있다. 2023년 광동제약 연결 기준 삼다수 매출은 30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3.8%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삼다수 매출은 2018년 1984억→2019년 2112억→2020년 2341억→2021년 2838억→2022년 2955억→2023년 309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다.
삼다수는 단일 브랜드로 3000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이며, 오프라인·온라인 시장 모두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제주삼다수가 12년 만에 새로운 전국 유통 위탁판매사를 찾는다. 제주삼다수 판권은 제주개발공사가 가지고 있고, 유통망 판권은 광동제약이 갖고 있는데 올해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 위탁 판매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공고했다. 선정된 업체는 전국(제주도 제외) 유통망을 4년간 독점하며, 1년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는 13~14% 점유율로 2위이다. 최근 3년간 매출은 소폭 감소세이나, 무라벨·친환경 제품 등으로 경쟁력 강화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23년 롯데칠성음료 전체 음료 매출 1조9097억원 중 생수(아이시스 등) 부문은 약 1800억원 추산된다.
아이시스는 2020년 1월에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라벨을 없앤 무라벨 생수를 선보였으며, 2024년 10월 국내 최초 9.4g 초경량 페트를 출시했다.
유승호를 모델로 발탁한 후 '아이시스는 사라지는 중'이라는 콘셉트로 제작됐으며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줄이는 아이시스의 노력을 담았다. 생수 병 라벨을 벗기고, 뚜껑 높이를 낮추고, 무게를 줄이는 등의 변화를 '순수한 물만 남을 때까지 아이시스는 사라지는 중'이라는 문구를 통해 전달한다.
농심이 2012년 12월 출시한 생수 브랜드 ‘백산수’가 약 12년 만인 2025년 상반기 기준 누적 매출 1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약 240억원으로 시작해, 2019년부터 연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출시부터 지난해까지 백산수의 연평균 성장률(CARG)은 약 16%에 달한다.
농심은 올해 백산수 누적 매출 1조원 돌파와 백산수 신공장(2015년) 가동 10주년을 맞아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중국에서는 적극적인 수요 개척을 통한 매출 확대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백산수(농심)의 2023년 매출은 농심 전체 매출(2023년 3조4110억원) 대비 생수 부문 비중은 3% 내외로 추산된다.

평창수(해태/동원F&B), 석수(하이트진로)등은 4~5위권이나, 각각의 연간 매출은 200~400억원대로 추산된다.
최근 동원F&B, 풀무원 등도 생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 트렌드 및 경쟁 구도…차별화 전략, PB생수의 급성장, 생수시장 경쟁과열
무라벨, 친환경, 프리미엄 생수 등 차별화 전략이 국내 생수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농심, 제주개발공사 등 주요 업체들은 플라스틱 라벨을 없앤 무라벨 생수, 페트병 경량화, 무색병·무색 뚜껑 등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무라벨 생수는 출시 직후 매출이 일반 생수 대비 3~4배 이상 빠르게 성장했으며,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친환경·실용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PB생수(Private Brand, 자체상표)와 온라인 유통 확대는 가격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내놓은 PB생수는 기존 브랜드 생수 대비 가격이 저렴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와 편의점 PB생수는 출시 직후 매출이 급증하며, 기존 브랜드 생수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삼다수 등 기존 강자들도 가격·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생수 제조사는 약 60개, 브랜드는 300~400개에 달해 시장 경쟁이 극도로 과열되고 있다.
오리온, 풀무원, LG생활건강 등 식품·생활용품 대기업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신규 브랜드와 PB생수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생수 시장은 기존 강자와 신규 진입자, PB생수 간의 점유율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