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비트코인과 금의 가격 움직임이 역사적 수준의 상관관계인 0.85를 돌파하며, 2024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상승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과 디지털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 내러티브를 통해 점차 연동되는 현상을 반영한다.
Cointelegraph, Forklog, CryptoQuant, Bloomberg, Binance, Seeking Alpha, WisdomTree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는 2021년 10월 음(-)0.8에서 급격히 반전되어 2025년 10월 현재 0.85를 기록, 이는 2024년 4월 기록된 사상 최고치 0.9에 근접한 수치다. 금은 같은 기간 연초 대비 57% 상승해 10월 14일 온스당 4179.4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트코인도 올해 여러 차례 사상 최고가인 12만5000달러대를 찍었으며 현재 11만30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두 자산 모두 미중 무역 긴장, 지정학적 갈등 심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면서 동반 상승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인식은 비트코인의 진화와 금의 역사적 궤적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DWF Labs의 매니징 파트너 안드레이 그라체프는 "금이 한때 화폐로 활발히 쓰이다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았듯 비트코인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며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금과 점점 유사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은 안정적 가치 저장 자산으로 인식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관세 부과를 시사한 이후, 비트코인은 큰 변동성을 보인 반면 금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차별화된 움직임도 나타났다. 일부 현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는 수익 실현을 위한 유출이 7억5500만 달러 규모로 발생했으나, 블랙록의 IBIT ETF는 연속 10일간 지속적인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10월 14일 4조 달러 밑인 3조9700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하락해 거시경제 변동에 여전히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두 자산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연준 미셸 보우먼 이사 등이 올해 두 차례 더 금리 인하를 시사했으며, 이는 안정성 추구 자금의 차별화된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암호화폐 참여자의 58.1%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가치 저장 기능이 시장에서 점차 공고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비트코인을 원래 설계 목적의 ‘P2P 현금’으로 보는 시각은 14.9%에 불과해 비트코인의 역할 변화가 뚜렷하다.
금과 비트코인의 동반 상승과 고상관은 세계적 통화 가치 하락과 구조적 통화 팽창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진짜 가치’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블랙록, CryptoQuant 등 주요 기관들은 향후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확대되며, 2030년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5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비트코인의 ‘디지털 골드’화는 분명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 간 새로운 상호작용 모델이 구축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산 배분 전략에 새로운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향후 금과 비트코인 간 상관관계 변화가 투자 전략 수립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