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독일 과학자들이 항공기 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합금을 개발했다.
독일 칼스루에공과대학교(Karlsruhe Institute of Technology, KIT) 연구진이 항공기 엔진과 가스 터빈의 연료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고온 내열 합금을 개발해 항공산업 연료혁명을 예고했다.
칼스루에공대 KIT 연구 발표(Nature, 2025), 글로벌 초합금 시장 보고서, 항공산업 연료 비용 통계, Sofie Reimer, Future Market Insights, eplaneai, NMG Aerospace에 따르면, 이 크롬-몰리브덴-실리콘 합금은 약 2000도(화씨 약 3632도) 고온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상온에서는 연성을 갖추고 산화 저항성도 뛰어난 특징을 지녔다.
수십 년간 항공재료 분야의 난제로 꼽혀온 상반된 특성의 조합을 이뤄낸 이번 연구는 10월 8일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되며 주목받았다.
현재 상용되는 니켈 기반 초합금은 최대 1100도 수준에서만 안정 작동이 가능해 엔진 효율성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KIT 연구진은 “터빈 작동 온도만 100도 올려도 연료 소비를 약 5% 감소시킬 수 있다”며 이번 합금 개발이 장거리 항공에서 전기 추진이 실용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항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합금은 상온에서의 취성 문제와 600~700도 부근에서 급격한 산화 문제를 동시에 극복해 산업 활용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항공 산업은 현재 연료 비용이 전체 운영 비용의 약 30~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료 효율 개선이 탄소 배출 감축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다. 신세대 항공기는 이미 이전 모델 대비 최대 25%까지 연료 절감 효과를 냈으나, 이번 KIT 합금이 실용화되면 더 큰 도약이 예상된다.
글로벌 항공우주용 초합금 시장은 2025년 약 78억2000만 달러 규모에서 2032년에는 177억5000만 달러까지 연평균 12.4% 성장할 전망으로, 현재 니켈 기반 초합금이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KIT 합금의 상용화가 성공하면 시장 판도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KIT 연구소 마틴 하일마이어 교수는 “아직 산업 적용 전에는 여러 추가 개발 단계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가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차세대 항공기 엔진 및 발전 시스템 소재 개발에 중요한 기초 과학적 진전을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토대를 삼아 차세대 고성능 내열소재 연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 산업은 전기 추진이 당장은 장거리 노선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엔진 연소 온도 상승을 통한 효율 극대화가 현시점 탄소 배출 감축과 경제성 확보의 핵심 전략이다. 이번 독일의 고내열 합금 개발은 상용화 성공 시, 항공기 운항 비용 절감과 탄소 저감에 기여할 획기적 해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