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본의 과학자들이 전자 방사선을 이용해 다이아몬드를 생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다이아몬드 합성 패러다임을 완전히 혁신한 연구로서 앞으로 재료과학과 나노기술, 양자정보학 등 첨단 과학기술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전망이다.
Science, Phys.org, 도쿄대학교, ChemRxiv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학교 화학과 나카무라 에이이치 교수팀이 2025년 9월 4일 세계적인 학술지 『Science』에 발표한 이 연구는, 기존에 수십 기가파스칼 압력과 수천 켈빈 이상의 극한 조건에서만 가능했던 다이아몬드 합성을 전자 방사선을 이용해 상온에 가까운 낮은 온도(100~296K)에서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탄소 케이지 분자인 아다만탄(C10H16)을 전자빔(80~200keV)으로 조사해 탄소-수소 결합을 정밀하게 절단하는 동시에 탄소-탄소 결합을 새로 형성함으로써, 결함 없는 최대 1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다이아몬드를 빠른 시간(수십 초) 내에 직접 합성했다.
아다만탄은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사면체 대칭을 가진 탄소 골격 구조 덕분에 이상적인 전구체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다른 탄화수소 분자들로는 나노다이아몬드 생성에 실패해 아다만탄의 독특한 적합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시분해 전자현미경(TEM)을 통해 아다만탄 올리고머가 구형 나노다이아몬드로 변환되는 과정을 최초로 원자단위에서 시각화함으로써, 기존의 가상 반응 경로 계산을 넘어 실제 현상을 입증했다. 이는 유기물질이 전자빔 조사 시 파괴되는 기존 통념을 뒤엎는 성과로, 적절한 준비와 조건만 갖춘다면 전자빔이 유기분자의 제어된 화학반응을 촉진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이 연구는 천체 운석이나 우라늄 함유 퇴적암 내에서 고에너지 입자 조사에 의한 자연 다이아몬드 형성 이론을 실험적으로 뒷받침하며, 전자빔을 이용한 나노재료 합성과 양자점 제작 등 첨단 양자컴퓨팅 및 센서 분야의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도핑된 양자점 합성을 위한 새로운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다.
나카무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기 분자가 꼭 파괴되는 게 아니라 적합한 특성이 내재되면 잘 정의된 화학 변화를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전자빔 활용 연구 분야의 판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학술진흥회(JSPS) KAKENHI와 과학기술진흥기구(JST) PRESTO의 지원을 받아 완성됐다. 나노다이아몬드의 저온 합성 성공은 반도체, 신소재, 극저온 화학, 우주과학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과 산업적 파급 효과를 예고한다.
한편, 기존 다이아몬드 합성법은 고압고온 프레스, 화학 기상 증착법(CVD) 등이 중심이었지만, 이번 전자빔 방식은 장비 소형화, 에너지 절감, 공정 단축 등 획기적 장점을 지닌다. 향후 연구진은 다이아몬드 기반 양자소재의 대량 생산 및 응용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쿄대의 이번 연구는 다이아몬드 합성 패러다임을 완전히 혁신함으로써, 재료과학과 나노기술, 양자정보학 등 첨단 과학기술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