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2024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3대 명문대(SKY)에서 중도 탈락한 학생 수가 248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심각한 교육 생태계 변화를 경고하고 있다.
종로학원이 8월 31일 대학알리미 공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7년 공시 이래 2.8배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2126명)보다도 16.7%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2000명 이상의 중퇴자가 발생하는 등 명문대 학생 이탈이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중도탈락 급증의 핵심 배경은 2025학년도부터 정부가 단행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대폭 확대 정책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5058명으로 약 65% 증가시켜 의사 인력 부족 해소에 나섰으나, 이로 인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약학계열로 대거 이동하는 ‘반수(재수)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종로학원은 “중도탈락생 상당수가 반수를 통해 의대나 의약학계열에 재입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SKY 합격생의 78.5%가 의대 진학 가능권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연계열 이탈이 두드러졌다. 2024년 기준 중도탈락생 2481명 중 1494명(60.2%)이 자연계열 출신으로, 인문계(917명), 예체능계(70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인문계열이 20.2%(154명)로 자연계열 13.1%(173명)보다 다소 높았다.

대학별로는 고려대가 1054명으로 중퇴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으며, 연세대 942명, 서울대 485명 순이었다. 고려대의 중도탈락자는 전년 대비 39.9% 급증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학과별로는 서울대 간호학과, 고려대 경영학과, 연세대 공학계열에서 높은 탈락율을 기록했다. 높은 합격선으로 인한 의대 진학 기회 확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교육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의대 정원 확대와 명문대 중도 탈락 급증 현상이 한국 교육 및 사회 구조 내 복합적인 문제를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의사라는 직업이 제공하는 높은 직업 안정성, 사회적 지위, 경제적 보상이 젊은 층의 집중을 불러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년부터 의대 모집정원이 일부 축소되더라도 의학계열 선호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국내 고등교육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현상은 이공계 기피 현상과도 맞물려 국내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부정적인 파장을 던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우수 학생이 대거 의대 반수 준비에 뛰어들면서 공대 및 자연과학 분야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의학계열의 급격한 입학정원 증가는 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낳아 한국의학교육평가원과 관계 당국이 주요 변화 평가 및 교육 질 관리에 직접 나서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적 목표에서 비롯됐으나, 명문대 이탈과 반수 열풍, 자연계 기피 현상 등 교육 생태계 왜곡이라는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한 셈이다. 앞으로 의대 정원 조정과 함께 명문대 학생의 전공 선택 다변화, 이공계 지원 활성화 등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한 다각적 접근과 개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