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국내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등 도시 정비사업) 시장에서 삼성물산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전체 수주고의 약 40%를 차지하며 대형사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들이 확보한 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약 31조6833원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부동의 1위 삼성물산은 ‘래미안’ 파워를 앞세워 주택사업 수주액 7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초’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물산은 지난 24일 개포우성7차와 삼호가든5차 재건축 시공권을 획득하며 올해 누적 수주액 7조828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를 시작으로 송파 대림가락, 신반포4차,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 등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지켜왔다.
현대건설 역시 5조5357억원을 기록하며 1위 삼성물산을 바짝 추격중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부산 연산5구역(공사비 7657억원), 수원 구운1구역 재건축(3123억원),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3502억원)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 5138억원) 등 총 7개의 사업을 수주했다.
게다가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8억원)과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1조4663억원) 등 대어급 사업의 수의계약이 유력해 이곳까지 포함하면 누적 수주액 9조원을 넘어선다.

반면, 최근 잇단 사고와 재해로 포스코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은 타격을 입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반기까지 공격적인 정비사업 수주로 5조302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나 연이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면허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8월 5일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는 올해에만 5건의 치명적 사고가 발생해 사내외 비판과 법적 조치가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관리 강화와 인력 운용 재검토가 불가피해지면서 단기적으로 수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가 전무한 상황으로 지난 2월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후 수주를 전면 중단했다. 현재 붕괴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하도급업체의 ‘전도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스크류잭) 제거’로 판명되면서 정부의 행정 처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정비사업 시장은 대형사 중심의 수주 집중 현상과 동시에 사고 리스크가 기업경쟁력을 흔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 및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수주 물량 감소 우려 속에서, 대형 건설사 간 시장 점유율 싸움과 안전 관리 강화가 2025년 건설업계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