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금양이 2024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은 데 이어 2025년 상반기 반기보고서(1~6월) 검토에서도 회계법인 신한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통보받으며 상장폐지 위기가 가중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을 토대로 보면, 금양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254억7800만원의 영업손실과 355억4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6월 30일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약 6260억4600만원 초과하는 심각한 재무 불안 상황에 처해 있다.
외부 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은 “금양이 계속기업으로 존속할지 여부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는 향후 자금 조달 계획 이행과 경영 성과 개선에 달려 있다”면서도 “이 불확실성으로 인한 자산 및 부채의 잠재적 변동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회계법인은 또한 반기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내리면서, 경영진이 감사인과 협의해 의견 거절 사유를 해소하고 적정 의견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하였음을 전했다.
금양의 재무 위기와 맞물려 회사가 추진하는 40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납입일이 한 달가량 연기되어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됐다. 당초 2025년 8월 2일 예정이었던 납입이 9월 3일로 지연됐으며, 신주 인수자로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법인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시장의 의심도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2025년 3월 설립된 신생 법인에 불과하며, 자본금도 1억원에 머무른다.
이 외에도 금양이 지난해부터 개발해온 콩고 리튬 광산 3단계 투자 자금 납입 일정과 미국 나노테크에너지에 대한 배터리 공급 시점도 여러 차례 연기됐으며, 부산 기장 드림팩토리2 준공도 2026년으로 늦춰지고 있어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 계획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2025년 6월 말 기준 금양의 부채 총계는 약 7503억원, 자본 총계는 약 4861억원으로, 2024년 말과 비교해 부채 규모는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재무 건전성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매출액은 2025년 상반기 233억원대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영업손실과 순손실도 대폭 증가하며 경영 부진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금양의 이와 같은 경영상 불안과 재무 취약성이 결국 해당 기업뿐 아니라 이차전지 관련 부품 공급망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SDI의 공급망 변동과 금양 거래처의 법정관리 진입 등 불안 요소가 겹친 가운데 투자자들은 금양에 대한 신뢰 회복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주가는 2025년 8월 20일 기준 9900원으로, 연초 6만6000원대 고점에서 급락한 후 보합세를 유지 중이며, 유상증자 연기와 반기보고서 의견 거절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금양은 "감사 의견 거절로 인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추가적인 증빙 자료를 확보하고 향후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업계 내 재무 투명성과 경영 건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금양의 지속가능성은 자금 조달 성공 여부와 내부 경영 정상화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와 관련 업계는 향후 금양의 재무 상황 개선과 신사업 추진 진척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