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2025년 대만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순위에서 한국을 앞지르는 경제적 대변혁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대만의 1인당 GDP는 올해 11.1% 증가한 3만7,827달러로 38위에서 35위로 상승하는 반면, 한국은 0.8% 감소한 3만5,962달러에 머물며 34위에서 37위로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기술 주도 성장과 AI 반도체 호황
이 경제 역전의 핵심에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 특히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자랑하는 대만반도체제조사(TSMC)의 급성장이 자리잡고 있다. AI 기술 부문의 세계적 수요 폭발로 TSMC를 비롯한 반도체 생태계가 전례 없는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어 대만 경제를 강력하게 견인 중이다.
지난 2분기 대만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01%에 달했고, 이로 인해 정부는 당초 3.1%였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4.45%로 상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대만의 2025년 GDP 성장률을 5.1%로 예측했으며, 노무라는 6.2%까지 상향 조정했다.
수출 규모 측면에서도 대만은 올해 8월 처음으로 월간 수출액에서 한국을 앞섰다. 대만 수출액은 약 583억4000만 달러로 한국의 584억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며, 대만의 수출 호조는 AI 반도체 중심의 첨단산업과 수출 다각화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 경제의 도전과 구조적 문제
반면, 한국 경제는 내수 소비 부진, 제조업 혁신 한계,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0.8%에 그치며, 건설 투자 감소와 미국과의 무역 마찰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전통적인 중공업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탈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
미래 전망과 경제 격차 심화
IMF는 대만이 2026년에 1인당 GDP 4만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예상 2028년)을 2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대만 1인당 GDP가 5만252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한국은 4만4,262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세계 1인당 GDP 순위는 내년에 31위까지 상승할 반면, 한국은 38위에서 2029년 41위까지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AI와 반도체 신산업을 중심으로 빠른 경제 구조 전환과 수출 다변화를 이뤄낸 데 반해, 한국은 내수 부진과 제조업 혁신 부족, 인구 고령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경제가 이 난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제적 역전은 단순한 수치 변화에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경제 판도와 미래 성장 전략의 중요한 변곡점을 의미한다. 대만은 반도체와 AI 산업을 적극 육성하며 글로벌 부강국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한국은 구조적 개혁과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