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의 글로벌 성공은 단순한 한류 열풍이 아닌,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데이터 중심의 시장 공략으로 입증되고 있다.
2024년 K푸드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2025년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66억7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북미, 유럽,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라면, 김치, 냉동김밥, 치킨, 소스류 등 다양한 품목이 성장세를 보이며 K콘텐츠와 식품 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성공사례와 핵심 전략
맘스터치는 일본 도쿄 시부야 1호점 오픈 후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70만명, 연매출 50억원을 달성해 일본 맥도날드 평균 매출의 두 배에 육박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리아는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턴 매장에서 오픈 초반부터 하루 500명 이상의 대기 행렬을 보였고, 불고기버거·새우버거가 전체 매출의 54%를 차지하며 한국식 메뉴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롯데GRS는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 동남아 4개국 내 약 320여개 롯데리아 매장 운영과 더불어 지난 5일 말레이시아 파트너 사 계약 체결에 이어 미국 내 롯데리아 직영 1호점 오픈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bhc, BBQ 등 주요 프랜차이즈의 해외 법인 매출 합산은 올해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교촌치킨은 2025년 현재 북미·아시아 7개국에서 80여 매장을 운영하며, 간장·레드·허니 등 3개 시그니처 소스로 현지 고객을 사로잡았다. bhc 역시 뿌링클 등 시그니처 메뉴로 글로벌 누적 판매량 1억3000만개를 넘어섰다.
현지화의 ‘명과 암’
초기 한류 인기만 믿고 진출한 브랜드 중 맘스터치는 2015년 베트남, 2016년 대만, 2017년 미국 법인 설립 후 철수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놀부도 1990년대 초 말레이시아, 일본에서 잇단 실패를 겪은 뒤 내수로 방향을 틀었다. 설빙은 중국에서 상표권 도용과 7년 소송전, BBQ는 한한령 여파로 매장 수를 대폭 줄였다.
전문가들은 ‘반짝 인기’에만 의존할 경우 투자금 손실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훼손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치로 보는 K푸드의 확장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현황은 2023년 3685개 점포에서 2024년 4382개, 2025년 상반기 기준 57개국에서 4500개를 돌파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다. 기업 수는 오히려 4곳 줄었음에도 점포 수는 697개(18.9%) 증가했고, 치킨·라면 등 가공식품의 글로벌 수출 역시 8~1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15.9억 달러), 중국(7.9억 달러), 일본, 아세안, 유럽이 상위 시장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망 입점, 스포츠·문화이벤트와 연계한 홍보, 인플루언서·SNS 마케팅 등 현지화된 접근법이 실적을 견인했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과제
KOTRA가 최근 몽골,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K-프랜차이즈 로드쇼’에서 업계·학계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되, 진출국의 입맛·트렌드·소득·경쟁구도에 맞춘 메뉴와 가격 전략이 뒷받침될 때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진출 모델별 명암도 뚜렷하다. 현지 기업과 손잡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는 확장 속도와 진입 장벽은 낮지만 본사 통제력이 약하며, 직접점은 통제력 유지는 강점이나 리스크와 비용이 크기 때문에 시장·목적별 적절한 혼합 전략이 권고된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전문가는 "한류에 편승한 무분별한 확장보다 치밀한 현지화와 데이터 기반 전략이 K-푸드 프랜차이즈의 성공비결이자 지속 성장 동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