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최근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화가 '핫 마이크(hot mic•꺼진 줄 알았던 마이크가 켜져 있어 무심코 한 발언이 공개되는 상황)'를 통해 포착됐다.
국제적 관심을 끈 정상들의 대화의 주제는 다름 아닌 장기 이식과 수명 연장, 이른바 '불멸'이었다.
지난 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승절 현장에서 시진핑 주석과 나란히 걷던 푸틴 대통령은 "생명 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며 "인간의 장기는 계속해서 이식될 수 있으며,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시진핑은 "일각에서는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하는 모습이 생중계되며 화제를 모았다.
◆ '건강'은 권력자들의 공통 언어...현실적 대안이 있다면?
그들의 발언과는 달리 의료계에선 '계속된 장기 이식'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체 면역체계가 새 장기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거부 반응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만성 거부 반응이 지속되면 이식받은 장기가 점차 손상돼 결국 기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줄기세포다.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손상된 조직 회복이나 염증 완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과거 정·재계 인사들이 줄기세포 치료에 관심을 보이며 해외에서 시술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일례로 미국의 테크 기업가 브라이언 존슨은 생물학적 나이를 46세에서 18세로 되돌리기 위해 줄기세포 등 치료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배우 존 클리즈(84) 역시 약 20년 넘게 매년 약 1만7000파운드(약 3200만원)을 들여 줄기세포 시술을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노화 방지와 조직 재생 혹은 관절을 비롯한 연부조직 회복을 목적으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수명 연장과 관련한 연구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국제학술지(Rejuvenation Research)에 실린 보고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쥐는 동일 종의 평균 수명이 약 36개월이던 것과 달리 44개월까지 생존이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표본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줄기세포가 노화 생리와 직결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 김정은 대표원장은 "줄기세포는 세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조직과 장기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생명 연장과 관련한 연구에서도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줄기세포 치료는 최근 거론되는 장기적인 전신 건강 관리 방안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치료가 점차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 배양이 제한된 국내 의료 환경에서는 지방줄기세포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에는 골수의 약 500배, 말초혈액의 약 2만5000배에 달하는 줄기세포가 함유돼 있어, 배양한 경우와 유사한 임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복부나 허벅지 등을 부분 마취한 뒤 지방흡입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채취할 수 있다. 이를 전신 건강 증진, 피부노화 개선, 탈모 관리,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방줄기세포 치료와 함께 고압산소 치료를 병행해 세포 활성화와 회복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어, 재생의학 및 안티에이징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원장은 "지방줄기세포는 재생 능력이 뛰어나고 이미 노화된 세포 기능을 되살리는 특성도 있어 안티에이징 효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전신에 투여할 경우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고 단백질 합성이 활발해져, 젊은 체력으로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명 연장과 관련해선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