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성격이 인간들의 수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졌다.
최근 프랑스 몽펠리에대,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영국 에든버러대, 아일랜드 리머릭대 공동 연구진이 미국 대규모 종단 연구 2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격 특성이 수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기존 빅파이브(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 모델보다 이를 세밀한 하위 특성별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사망 위험 예측력이 약 두 배까지 향상됐다.
연구 결과 신경성(불안, 기분 변화 심함) 점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은 증가했고, 외향성·친화성·성실성 점수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개방성은 일관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5년 9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Psychosomatic Research>에 게재됐다.
사망 위험 감소와 가장 강하게 연관된 성격 특성은 '활동적'(외향성 영역)으로 이 경우 사망 위험이 21%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서 '생기 있다'(외향성), '체계적이다', '책임감 있다', '근면하다', '꼼꼼하다'(성실성), '기꺼이 돕는다'(친화성) 등의 특성이 9~13%의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돼 있다.
이와 같은 구체적 성격 특성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약 복용 및 건강 관리 습관, 사회적 관계 유지 등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체계적인 성격은 약 복용을 제때 챙기고 꾸준한 건강 관리 루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활동성이 높은 사람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여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반대로 신경성 같은 부정적 정서 특성은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인 만큼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하지는 못했다"며, "건강 상태가 성격에 영향을 주는 역방향 효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흡연, 체질량지수, 만성질환 등 생활습관 요인과 함께 고려했으나 성격과 수명 간 차이를 전부 설명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향후 건강관리에서 성격 검사가 보건 위험군 선별, 맞춤형 의료 및 예방 전략 수립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조직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약 복용 관리 지원이 필요하고, '활동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운동 개시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내면적 성향과 행동 특성이 실제 생리적 건강 지표뿐 아니라, 수명의 중요한 예측 인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체계적이고 활동적인 성격 특성을 기르는 것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 데 중요한 요소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
한편, 성격은 고정적이지 않고 의도적 노력과 사회적 관계를 통해 변화할 수 있어, 건강 증진을 위해 긍정적 성격 특성 강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