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7일 서울 aT센터에서 개최된 '2025 전자기전 워크숍'에서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의 형상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형상 공개는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1조7775억원 규모의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에서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전자전 역량 확보를 상징한다는 평가다.
KAI는 이번 전자전기 설계에서 캐나다 봄바르디어의 G6500 항공기를 기반으로 전자전 장비의 소형·경량화를 실현했다. 특히 G6500 동체 하부에 전자전 장비를 장착할 경우 타이어 파손 등 비정상 상황에서 지상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전자전 장비 높이가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한화시스템과 함께 전자전 수행체계를 동체 양측에 장착하는 설계를 채택했다.
KAI가 제안한 측면 일체형 개조 형상의 외부 돌출 수준은 현존 최강 전자전기로 평가받는 미 공군의 EA-37B 수준으로, 전자전 임무 능력과 항공기 비행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에는 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과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경쟁하고 있다. 방사청은 이달 초 각 컨소시엄으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10월경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자전기는 전투기보다 먼저 전장에 투입돼 기체에 부착된 각종 전자 장비로 적의 대공 레이더나 통신 체계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러시아·중국만이 실전에서 운용 중인 전자전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게 되면, 향후 항공 분야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KAI의 전자전기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설계되었으며, 인공지능(AI) 탑재 등 미래 진화적인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며 "이번 형상 공개는 대한민국의 전자전 역량을 독자 확보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34년까지 전자전기 4대를 확보하는 것으로, 체계 개발부터 양산까지 포함해 총 1조7775억원이 투입된다. 한국 공군은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에서 미군 전자전기 지원에 의존해왔지만,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자체 전자전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