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2025년 상반기 국내 재계 총수 보수 현황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총 163억원으로 주요 기업 총수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의 보수는 급여 17억5,300만원, 단기 성과급 56억3,000만원, 그리고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장기 성과급 89억3,000만원을 포함한다. 특히 RSU는 주가 상승으로 지급 시점 평가액이 부여 시점 대비 4.3배 상승해 보수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두산그룹은 3년 전부터 전 임원 대상으로 RSU 제도를 도입해 장기 인센티브를 주식으로 지급하고 있다.
2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 ㈜한화 및 주요 계열사에서 받은 보수를 모두 합쳐 124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비전, 한화시스템 등에서 고르게 보수를 수령했으며,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46억원을 받았다.
3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약 99억원의 보수를 받으며 유통가 오너 경영자 중 1위를 차지했다. 신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호텔, 롯데물산 등 7개 계열사에서 각각 분산되어 수령됐다. 다만, 작년 대비 약 16.2% 감소한 수치로, 이는 비상경영 상황에 따른 급여 반납 및 상여 축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어 4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상반기에 92억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CJ 지주사에서 급여 22억5,700만원과 상여 49억9,300만원을 포함해 72억5,0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19억5,900만원을 수령했으며, 보수 총액은 전년 대비 126.5% 증가했다. 이는 장기 인센티브 지급과 상여 반영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와 SK㈜에서 총 47억5,000만원,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에서 총 45억원의 보수를 각각 받았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47억1,400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 이후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LS일렉트릭 구자균 대표이사 회장(57억6,300만원), 효성 조현준 그룹 회장(34억6,300만원), HS효성 조현상 부회장(24억5,000만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51억1,600만원) 등도 상반기 보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구속 수감중인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은 올 상반기 13억6700만원(한국앤컴퍼니 8억1900만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5억48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등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는 이마트·신세계로부터 각 20억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에게 급여 12억4000만원과 상여 7억8100만원 등 총 20억21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명희 총괄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은 급여 7억9400만원과 상여 1억2600만원 등 총 9억2000만원의 보수를 각각 수령했다.
㈜신세계는 정유경 회장에게 보수로 총 20억2100만원(급여 12억4100만원과 상여 7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신세계는 이 회장에게도 5억500만원의 급여와 9000만원의 상여를 포함해 총 5억9500만원을 지급했고, 정 명예회장도 같은 금액의 보수를 수령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상반기 25억2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은 총 21억3600만원을 수령했다.
또 같은 기간 허연수 GS리테일 전 부회장은 급여 4억1300만원, 상여 2억5300만원, 기타 근로소득(400만원)과 퇴직 소득 57억9600만원으로 총 64억6600만원을 두둑히 챙겼다. 홍석조 BGF 회장은 BGF리테일로부터 급여 5억3800만원, 상여 4500만원 등을 포함해 5억83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급여 5억4600만원, 상여 91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원을 합쳐 총 6억3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또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은 대상으로부터 급여 5억1500만원과 상여 1억300만원 등 6억1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전년보다 약 20%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로부터 12억5200만원,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38억6400만원, 총 51억1600만원을 받았다.
전문 경영인 중에서는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134억원으로 가장 높은 보수를 수령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34억6800만원을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한성숙 장관은 네이버로부터 약 40억원의 퇴직금을 포함해 총 52억2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최근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공개된 이번 상반기 오너 경영인들의 보수는 경영 실적, 주가 변화, 회사별 보수 정책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특히 장기 성과급 형태의 RSU 도입이 보수 규모를 크게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보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과 경영 환경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 오너들의 상반기 보수 순위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 1위, 김승연 한화 2위, 신동빈 롯데 3위, 이재현 CJ 4위로 집계돼, 각 사의 사업 성과와 주가 변동, 인센티브 구조가 보수 규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