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2025년 상반기, 신한금융그룹 내부에 전례 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그룹 차원의 조직 기강 재정비까지 겹치면서 전방위적인 변화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신한카드, 점유율 추락 후 대규모 구조조정 돌입
가장 큰 변화의 중심에는 신한카드가 있다. 신한카드는 2024년 말 기준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 1위를 KB국민카드에 내주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2025년 6월, 반년 만에 다시 대규모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팀별 핵심 기능을 본부 중심으로 통폐합하며 팀장급 조직을 28%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와 자원 중복 최소화가 불가피하다”며 “조직 슬림화와 인력 재배치로 시장 경쟁력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디지털 전환 명분으로 인력 감축 가속
신한은행 역시 디지털 전환을 명분으로 지속적인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희망퇴직 신청자는 541명으로, 전년 동기(264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024년부터 디지털·IT 부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며, 오프라인 지점 축소와 인력 감축을 병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채널 확대와 비용 절감 압박이 겹치면서, 현장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 차원 ‘기강 재정비’…실무진 “통제 강화” 체감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본점은 올해 초부터 ‘ON(溫) 타임’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점심시간을 정오~오후 1시로 엄격히 제한하고, 업무 시간 중 외부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등 내부 통제와 근무 태도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실무진 사이에서는 이 캠페인을 사실상 ‘통제 강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부장급 이상 관리자들도 식사 후 곧바로 사무실로 복귀하는 등, 조직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내부 직원 A씨는 “점심시간 이후 자리에 없으면 바로 연락이 오고, 회의도 짧고 빠르게 진행된다”며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더 경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 인사평가·정치권 인사 교체, 고위직 ‘눈치싸움’ 치열
신한금융그룹의 연말 인사평가는 3분기 실적과 평가 피드백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의 조직 운영과 개인 성과가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 고위직 인사 교체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권 고위직 인사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일부 계열사 CEO들은 “전 정권 인사”라는 이미지로 부담을 느끼며, 그룹 내 인사 기류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 변화가 금융지주 임원 인사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연말까지 조직 내 긴장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상경영’ 신호탄…신한금융의 체질 개선 시험대
신한금융그룹은 현재 구조조정, 인력 감축, 조직 기강 강화라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과 고위직 인사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그룹 전체가 ‘나 떨고 있니?’라는 심리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향후 신한금융그룹이 조직 안정과 혁신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금융권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