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베이커리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커피와 빵을 단순한 조합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하는 ‘커브레족’(Coffee+Bread)이 있다. 빵을 커피 경험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여기는 그들이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커브레족’의 등장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간편한 식사를 선호하는 식문화의 서구화와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들의 변화와 맞물려, 커피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카페 시장에서는 완성도 높은 베이커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이에 업계는 베이커리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자체 디저트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본아이에프 이지브루잉 커피, 베이커리 메뉴로 ‘생(生)식빵 맛집’ 등극
때로는 주력 메뉴만큼이나 잘 만든 하나의 메뉴가 브랜드 전체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흥행을 끌어내는 기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커브레’ 트렌드 속에서, 커피 전문점에서 선보인 완성도 높은 베이커리 메뉴가 입소문을 타며,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본죽으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가 지난 5월 론칭한 ‘이지브루잉 커피’는 합리적인 가격의 브루잉 커피와 함께 완성도 높은 베이커리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고 있다. 대표 베이커리 메뉴는 생식빵 ‘이지 화이트 브레드’로, 쫄깃한 식감과 풍미로 브루잉 커피와 조화를 이룬다. 특히,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구워 당일에만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생식빵 맛집’으로도 호평 받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생식빵 신메뉴 2종(▲올리브치즈 브레드, ▲밤찰떡 브레드)을 추가로 출시했다. ‘올리브치즈 브레드’는 부드러운 풍미의 생식빵 속에 블랙올리브와 롤치즈, 고다 치즈가 골고루 박혀 있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밤찰떡 브레드’는 밤과 아몬드, 쫀득한 떡의 완벽한 조화로 씹는 재미를 더했다. 두 메뉴는 브루잉 커피와의 페어링을 고려해 개발되었으며, 커피만큼 높은 판매 추이를 보이며 ‘커브레족’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너지 극대화하는 ‘윈-윈’… 폴 바셋∙투썸플레이스, 베이커리 협업 선봬
각기 다른 음식의 조화를 즐기는 페어링 문화처럼, 카페 프랜차이즈와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가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협업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폴 바셋은 프리미엄 식빵 브랜드 ‘밀도’와의 협업을 통해, 디저트 특화 매장인 ‘폴앤밀도’(Paul & meal°)를 오픈했다. 매장은 폴 바셋 커피 바와 상하 아이스크림 바, 밀도 베이커리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특히, 매장에서 매일 직접 구워내는 신선한 빵과, 시즌마다 맛이 리뉴얼되는 아이스크림 메뉴를 선보이며 호평을 얻고 있다.
‘디저트 맛집’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과의 한정판 콜라보 메뉴 ‘투썸 X 태극당 케이크’를 선보였다. 태극당 특유의 딸기 모양 젤리와 고소한 피칸이 한데 어우러진 풍부한 식감이 특징이며, 홀케이크와 피스케이크 2종으로 출시돼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또 태극당의 시그니처 메뉴 아이스 모나카 2종(▲모나카 딸기 초코 맛 ▲모나카 우유 맛)과 오란다 등이 포함된 종합 과자 선물 세트도 함께 출시하며, MZ세대에게는 신선한 ‘레트로’ 감성을 더했다.
브랜드 정체성 담았다… 이디야∙팀홀튼, 시그니처 베이커리로 소비자 공략
자체적인 베이커리 메뉴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디야커피는 신메뉴 크림빵 2종(▲커스터드 크림빵 ▲소보루 크림빵)을 출시했다. 이번 신메뉴는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과 바삭한 소보루 토핑을 활용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대중적인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팀홀튼은 가을 시즌을 맞아, 브랜드 고유의 캐나다 감성을 담은 베이글 메뉴 2종(▲메이플 베이컨 베이글 ▲무화과 넛츠 크림치즈 베이글)을 선보였다. 두 메뉴 모두 향긋하고 쫄깃한 베이글에 달콤한 메이플 풍미와 신선한 속재료가 조화롭게 더해져 풍성한 맛을 완성했다. 팀홀튼은 이번 신메뉴 출시를 계기로, ‘Always Fresh’(주문 즉시 조리) 전략을 바탕으로 한 디저트 라인업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에 이른 카페 시장과 식문화의 변화로 커피 프랜차이즈에게 베이커리는 이제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필수 경쟁력이 됐다”라며 “앞으로도 ‘커브레족’을 공략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려는 업계의 시도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