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최근 호주에서 치사율이 97%에 이르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가 수돗물에서 발견되면서 현지 당국이 주민들에게 강력한 주의를 당부했다.
8월 18일(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 보건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자료를 비롯해 과학전문 매체 뉴아틀라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퀸즐랜드 주 오거셀라와 샤를빌 두 소도시에 공급되는 마을 용수에서 이뤄졌으며, 퀸즐랜드 보건부 의뢰로 퀸즐랜드 대학이 진행한 종합 수질 검사에서 확인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주로 섭씨 25~40도 사이의 따뜻한 담수 환경에서 증식하는 단세포 원생동물로, 강, 연못, 호수, 온천, 그리고 관리되지 않는 수영장이나 수돗물 등에서 발견될 수 있다.
이 미생물은 사람간 전염은 없지만, 코를 통해 인체에 침투하면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rimary Amoebic Meningoencephalitis, PAM)’을 일으킨다. PAM은 두통, 발열, 오심, 구토 등의 초기 증상을 보이다가 증상 발현 5일 후 혼수상태에 빠지며, 대부분 7~10일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62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167건의 PAM 환자가 보고됐으며, 그 중 97%가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2022년에 태국 체류 후 돌아온 50대 남성이 PAM으로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치료제가 현실적으로 없고, 빠른 병 진단이 어려워 치명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미국 내에서는 1965년부터 2010년 사이 111건의 사례가 보고됐으며, 사망률은 98%에 육박한다.
감염은 주로 수영, 다이빙, 수상 스포츠와 같이 코로 물이 들어가는 활동을 통해 발생하며, 단순히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세탁에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감염 위험이 낮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목욕, 샤워, 세수 시에도 코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퀸즐랜드 보건부 대변인은 “코로 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지역사회 내 감염 위험은 최소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호주 사례는 수돗물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검출된 드문 경우로,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과 환경 변화가 미생물 확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보건 당국은 공공 수질 관리와 감시를 강화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감염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AM 감염의 빠른 진단과 치료법 개발이 시급하며, 현재까지 치료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고 생존률은 5% 미만으로 매우 낮아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2013년 미국의 12세 소녀가 항진균제 치료로 극히 드물게 완치된 사례도 있으나, 이는 예외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치료법 확립이 시급한 공중보건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