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기록적인 우주 중성미자가 에너지 한계를 깨뜨렸다.
2023년 2월 13일, 지중해 심해에 설치된 KM3NeT 중성미자 관측소가 우주에서 온 중성미자 중 역대 최고 에너지인 약 220 페타전자볼트(PeV, 220경 전자볼트)의 신호를 포착하면서 과학계에 신기원을 열었다.
KM3NeT 공식 보도자료, Nature 논문, Max Planck 연구기관, 하버드대 연구 소개, 암스테르담대 보도자료, Science News, IceCube 관련 연구, Physics World, TNO 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중성미자 사건은 KM3-230213A로 명명됐으며, 이 신호는 기존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의 입자 빔보다 약 10만배 이상 높은 에너지 수준으로, 이전에 탐지된 어떤 중성미자보다 약 20배나 더 강력하다.
이 중성미자가 생성한 뮤온은 KM3NeT 검출기 전 구간을 통과하며 2만8000개가 넘는 광자 검출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시설 내 광전자증배관 중 25%가 포화될 정도로 막대한 빛이 감지됐다. 뮤온 본인의 에너지는 120 PeV에 달했으며, 이는 원래 중성미자의 에너지가 220 PeV임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이번 발견은 KM3NeT가 계획 용량의 10분의 1만 가동 중이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향후 관측소가 완전 가동될 경우 천체 중성미자 연구에 엄청난 발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번 성과는 2년여에 걸친 엄밀한 데이터 분석과 검증을 거쳐 2025년 2월 네이처에 공식 발표됐다.
중성미자는 우주 공간을 거의 굴절 없이 통과할 수 있어 극한 우주 현상을 탐사하는 독특한 메시지 전달자로 여겨진다. 하지만 KM3-230213A의 발생 배경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해당 방향에서 전자기적 신호나 알려진 천체 물리학적 근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남극의 아이스큐브(IceCube) 중성미자 관측소의 수석 연구자 프랜시스 할젠은 “이 탐지는 10년간의 아이스큐브 운영 역사에서 전례 없는 행운 같은 사건”이라 평가했다. 이번 발견은 KM3NeT와 아이스큐브 간 왜 이 같은 극한 에너지 중성미자의 관측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논의와 연구를 촉진시키고 있다.
현재 가능한 기원으로는 초고에너지 우주선이 우주 배경 복사와 상호작용으로 생성되는 코스모제닉 중성미자, 초대질량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활동은하핵(AGN), 또는 암흑물질 붕괴 및 원시 블랙홀과의 연관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중성미자 천문학자들은 이번 탐지가 “표준모형을 넘어설 새로운 물리학의 문을 열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 KM3NeT와 국내외 여러 중성미자 관측소가 계속 확장 및 고도화됨에 따라 더 많은 초고에너지 중성미자 사건의 탐지와 정밀 분석이 기대된다. 이번 KM3-230213A 사건은 우주 가장 고에너지 현상 탐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우주 입자물리학 및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