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도쿄대학교 연구진이 독창적인 연필 모양의 금 나노구조체 ‘양자 바늘(quantum needles)’을 성공적으로 제작하고 그 형성 과정을 세계 최초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주 연구원인 츠쿠다 타츠야를 비롯해 타카노 신지로와 하마사키 유야로 구성된 팀은 2025년 9월 4일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구형 금 나노클러스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비등방적 성장과 독특한 양자 거동을 밝힌 점에서 나노기술 분야에 신기원을 열었다.
도쿄대 보도자료, 미국화학회지(JACS), ScienceDaily, Bioengineer.org, PMC 논문, Nature에 따르면, 양자 바늘은 금 원자 삼각기반의 트라이머와 테트라머로 구성된 길쭉한 구조를 가지며, 단일 결정 X-선 회절분석을 통해 일반적인 구형 클러스터와 달리 방향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다른 비등방적(anisotropic) 성장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 새롭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길쭉한 구조가 전자의 공간적 제한에 따른 전자 에너지 양자화 현상을 가능케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근적외선(NIR) 영역에서 빛과의 높은 반응성을 보여 생명과학 영상 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을 예고한다.
근적외선(NIR) 빛은 1000~1700nm 대역(NIR-II 윈도우)에서 최대 3mm 이상의 생체 조직 투과가 가능해 기존 가시광선(최대 0.2mm) 대비 10배 이상 깊은 내부 촬영을 가능케 한다. 이에 따라 금 양자 바늘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고해상도 생체내 영상을 구현하거나, 광열 치료 등 빛을 활용한 치료법의 정밀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NIR-II 윈도우 기반 광학 영상 기법은 쥐 뇌혈관까지 1.3mm 깊이의 광학적 투과를 확인하며 실용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양자 바늘은 태양광 변환 효율을 극대화하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골드 나노구조체 특유의 플라즈몬 공명과 형광 증폭 현상은 유기 태양전지 내 빛 흡수 및 전하 전달 효율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어 향후 고성능 광에너지 변환 소재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특히 나노구조체 형성의 ‘블랙박스’였던 초기 성장 메커니즘을 단일 결정 X선 회절을 통해 ‘구조적 스냅샷’으로 직접 관찰한 데 큰 의미가 있다.
연구를 이끈 츠쿠다 타츠야 교수는 “삼각형 바닥을 가진 양자 바늘의 우연한 발견은 기존 통설을 뒤엎는 것으로, 앞으로 합성 조건을 정밀 조절해 새로운 독특한 나노구조체 합성을 연구하고자 한다”며 “타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광학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응용을 활발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나노소재 설계 및 생의학, 에너지 분야 융합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국내외 연구계와 산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