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6 (토)

  • 맑음동두천 15.6℃
  • 맑음강릉 21.4℃
  • 맑음서울 18.4℃
  • 맑음대전 16.3℃
  • 맑음대구 14.4℃
  • 맑음울산 12.9℃
  • 맑음광주 17.1℃
  • 맑음부산 15.8℃
  • 맑음고창 13.6℃
  • 맑음제주 16.8℃
  • 맑음강화 14.3℃
  • 맑음보은 12.7℃
  • 맑음금산 13.0℃
  • 맑음강진군 12.5℃
  • 맑음경주시 10.0℃
  • 맑음거제 11.4℃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중국 AI, 10년 묵은 美 수학 난제 ‘앤더슨 추측’을 80시간 만에 깨다…인간 수학자의 종말 선언?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베이징대 연구팀이 순수 수학의 미해결 난제였던 ‘앤더슨 추측(Anderson’s conjecture)’을 인공지능(AI)만으로 80시간 만에 증명·검증하는 데 성공하면서, “연구 수준 수학 증명도 AI가 독자 수행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월 4일 공개된 arXiv 프리프린트에 따르면, 이 AI 시스템은 자연어 기반 추론부터 형식 검증까지 전 과정을 사실상 인간의 수학적 판단 없이 수행했으며, 최종 증명은 약 1만9000줄 분량의 Lean 4 코드로 형식화되었다.

 

10년간 풀리지 않던 ‘앤더슨 추측’


앤더슨 추측은 미국 아이오와대 수학과 교수였던 댄 D. 앤더슨이 2014년 저서 ‘오픈 Problems in Commutative Ring Theory’에서 제기한 가환대수(특히 환 이론) 분야의 미해결 문제로, 특정한 ‘약한 조건’이 보다 강한 구조적 조건을 보장하는지 여부를 묻는 내용이었다. 앤더슨은 2022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으며, 그가 남긴 이 문제는 10년 가까이 국제 수학 커뮤니티에서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이번 베이징대 팀의 성과는 단순한 ‘해결’이 아니라, 해당 추측이 틀렸음을 보이는 반례(counterexample) 구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이 구축한 AI는 2006년 옌센(Jensen)이 발표한 ‘완비 국소 UFD와 generic formal fiber에 관한 정리’를 검색·활용해, 표면적으로는 다른 분과에 속한 정리에서 이 추측을 깨는 핵심 도구를 찾아냈다.

 

이중 에이전트 구조: Rethlas와 Archon

 

베이징대 수학자 동빈(董彬)이 이끄는 AI4Math 팀은 ‘이중 에이전트(dual-agent)’ 구조의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첫 번째 에이전트인 Rethlas는 자연어 수학 논문과 교과서를 읽고, 정리 검색 엔진 Matlas를 활용해 수천만 개의 수학 명제를 탐색하면서 증명 전략을 세우는 추론 엔진 역할을 맡는다. 두 번째 에이전트 Archon은 Rethlas가 구사한 비형식적(자연어) 증명을 형식 증명 시스템 Lean 4 코드로 옮기고, 논리적으로 완결된 형태로 검증하는 형식화 엔진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앤더슨 추측을 재구성하고, Matlas로 관련 이론을 검색한 끝에 옌센의 2006년 결과(국소 UFD의 완비와 trivial generic formal fiber에 관한 Corollary 2.4)를 찾아 이를 토대로 “약한 조건이 강한 조건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반례를 구축했다. 이어 Archon은 이 과정을 약 1만9000줄의 Lean 4 코드로 구현해 형식 검증을 완료했으며, 전체 연산 시간은 약 80시간에 불과했다.

 

“수학적 판단 없이 80시간”…인간 협업을 대체한 속도


연구팀은 arXiv 논문에서 “문제 이해, 전략 탐색, 증명 구성, 형식 검증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인간 운영자의 수학적 판단은 사실상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수학자가 중간에 개입했다면 속도는 오히려 더 빨라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시스템이 수행한 작업은 통상 가환대수, 수론, 위상 등 서로 다른 전문 분야 수학자들의 장기간 협업이 필요했던 수준으로, AI가 이를 단일 프레임워크에서 80시간 만에 끝낸 셈이다.

 

이번 성과는 “중국산 AI가 자국 내 연구진 주도로 연구 수준의 수학 난제를 독자적으로 해결하고, 형식 검증까지 완료한 첫 사례”로 소개되며, 중국 대학의 AI·수학 융합 연구 역량 과시라는 정치·산업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GPT‑5.4·Axiom…수학계를 뒤흔드는 AI 물결

 

베이징대 사례는 고급 수학 문제를 겨냥한 AI 시스템의 가속 경쟁 속에서 등장했다. 2026년 초, 오픈AI의 GPT‑5.4는 2019년부터 FrontierMath 벤치마크에서 풀리지 않던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고됐고, 이는 기존 대형언어모델이 시험·경시 수준을 넘어 ‘연구형 난제’에도 도전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 Axiom은 2월 자사 시스템 ‘AxiomProver’가 수년간 미해결이던 수학 문제 4개에 대해 엄밀한 증명을 제시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대위 천(Dawei Chen)과 콩탱 장드롱(Quentin Gendron)이 남긴 대수기하·수론 분야의 난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Axiom 시스템은 자체 벤치마크에서 ‘이전 모델들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던 미해결 문제의 약 20%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며, 문헌 검토·단순화된 보조 문제 탐색·완전 해법 구성 등 인간 연구자의 사고 과정을 흉내 내는 행동을 보여줬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베이징대의 앤더슨 추측 해결은 “AI가 이제 단순 조수 수준을 넘어, 문헌 검색–아이디어 발굴–반례 구성–형식 검증까지 수학 연구 수명주기를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학자는 앞으로 뭐하지?…수학자의 미션, 무엇이 남나

 

이번 성과를 두고 수학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한편에서는 “특정 분과에 갇혀 있던 인간 연구자와 달리, AI가 수십 년치 문헌과 서로 다른 분과의 정리들을 가로지르며 교차 활용함으로써 ‘전문가 간 깊은 교류’가 필요한 수준의 통섭형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Rethlas가 옌센(2006)의 결과를 찾아 앤더슨 추측에 적용한 사례는, 평소 교류가 적은 두 분야를 잇는 ‘우연한 발견’을 체계적으로 재현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반면, 아직 논문이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형식 검증이 완전무결하다고 해도 그 수학적 의미와 맥락을 해석하는 과정은 여전히 인간 수학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신중론도 나온다. 더 나아가 “연구 수학에서의 창의성, 문제 선정, 이론적 해석과 같은 상위 작업이 어디까지 기계화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하나의 분명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수십 년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졌던 연구 수준의 증명 일부가, 이제는 AI의 연산 자원과 검색·추론 능력에 의해 80시간 만에 재현 가능해졌다는 사실이다. 향후 수학자는 “증명을 쓰는 사람”에서 “문제와 방향을 설계하고, AI가 생성한 방대한 증명 공간에서 의미 있는 구조를 읽어내는 사람”으로 역할이 이동할 공산이 크다.

 

이번 베이징대의 앤더슨 추측 해결은, AI가 인간보다 ‘똑똑해졌다’는 선언이라기보다, 수학이라는 가장 순수한 이성의 영역에서조차 인간–기계 공진화(co-evolution)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는 신호에 가깝다. 한국 수학계와 연구기관 역시, AI를 수학 연구의 주변 도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증명·검증·문헌탐색을 포함한 ‘연구 파이프라인 전체’를 재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로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워 보인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내궁내정] ‘아킬레우스는 왜 아직도 거북이를 쫓는가’… 제논의 역설이 만든 철학·문화의 러닝타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고대 그리스의 한 철학자가 던진 ‘논리적 장난감’이 인류의 시간·공간·무한 개념을 2,500년째 흔들고 있다. 현실의 상식으로는 너무나 분명한 “아킬레우스는 거북이를 반드시 따라잡는다”는 사실이, 제논의 손을 거치면 “논리적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결론으로 변신하는 순간, 철학은 물론 수학·물리학·대중문화까지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제논,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외친 고대의 트러블메이커 엘레아의 제논(Zeno of Elea, 기원전 490~430년경)은 스승 파르메니데스의 일원론을 방어하기 위해 다수성과 운동의 개념을 정면으로 공격한 철학자다. 파르메니데스가 “현실은 하나이며,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자, 제자는

[빅테크칼럼] “애플이 약속한 ‘슈퍼 플랫폼’은 없었다”…오픈AI, 파트너십 균열로 애플 상대 법적 조치 '검토'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애플과 오픈AI의 ‘AI 동맹’이 법정 다툼 직전까지 치달으면서, 한때 상징적이었던 ‘애플·오픈AI 연합 전선’이 AI 패권 전쟁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오픈AI는 2년 전 체결한 애플과의 파트너십에서 약속된 수준의 챗GPT 통합과 가입자 확대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복수의 외부 로펌과 함께 애플의 계약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트너십, 왜 ‘법정 직전’까지 갔나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애플을 상대로 정식 소송 제기 여부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협의 중이며, 1차 단계로는 ‘정식 소송’이 아닌 계약 위반 통지(Notice of breach)를 보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곧바로 법정으로 가기보다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준(準) 분쟁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오픈AI의 핵심 불만은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맥에서 챗GPT를 전면에 내세우고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려줄 것”이라는 기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국내 매체들도 “챗GPT 통합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내

[빅테크칼럼] BBC "메타 AI안경 착용자들, 여성 몰래 촬영"…'1억명 스마트 안경 시대'에 프라이버시 전쟁 '격화'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BBC는 이번 주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남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뒤 동의 없이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지어 한 여성은 해당 영상을 삭제받으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이 보고서는 애플, 구글, 삼성, 스냅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시점에 공개돼, 얼굴에 착용하는 카메라가 본격 보급되는 시대에 프라이버시 규범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논란 속 폭발적 성장세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압도적 지배력을 확보했다. 제조 파트너인 에실로룩소티카는 2026년 2월 2025년 한 해 동안 AI 안경을 700만개 이상 판매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23년과 2024년 합산 판매량 200만개의 3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메타가 82%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메타는 현재 에실로룩소티카와 연간 생산량을 2,000만개로 두 배 늘리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The Numbers] ‘반도체 4조 순매도’ 뒤집은 외국인…현대차·두산·레인보우로 쏠린 ‘피지컬 AI’ 큰손의 선택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를 대거 정리하고 현대차·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로 대표되는 로봇·피지컬 AI 섹터로 급격히 회전하고 있다. 4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매수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이 5월 들어선 정반대 포지션을 취하며, 코스피 주도 섹터 지형이 재편되는 조짐이다. 외국인, 5월 들어 ‘반도체 4조 순매도 vs 로봇 9000억 순매수’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5월 첫째 주(4~8일) 외국인 순매수 1~3위는 모두 로봇과 직결된 종목이었다. 현대자동차는 3,215억~3,240억원 안팎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 ‘최애주’로 올라섰고, 두산로보틱스가 약 3,077억~3,160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770억~2,271억원 수준의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종목을 합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9,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반대로 같은 기간 외국인은 반도체를 정면으로 팔았다. SK하이닉스는 2조 3,950억원 순매도라는 ‘최대 매도’ 불명예를 안았고, 삼성전자는 보통주 1조 550억원, 우선주 1조 420억원 등 합산 2조원이 넘는 순매도가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외국인은 이 짧은 구간에

[빅테크칼럼] “AI와 싸우면 질 수밖에” 데미 무어 한마디가 드러낸 칸·할리우드 영화산업의 불안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나선 배우 데미 무어가 “AI와 싸우는 것은 우리가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며, 영화 산업이 인공지능과의 공존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공개 발언했다. 생성형 AI를 경쟁 부문에서 배제한 칸의 규제와, 조건부 수용을 택한 미국 아카데미의 가이드라인이 맞물리면서, 칸 해변은 ‘레드카펫’이 아니라 ‘AI 룰 전쟁’의 최전선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AI와 싸우면 지는 싸움”…데미 무어가 던진 메시지 칸 영화제는 5월 12일(현지 시각) 개막했고,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올해 심사위원단의 얼굴 중 가장 뜨거운 화두를 던진 이는 63세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였다. 무어는 개막일 기자회견에서 “AI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AI와 싸우는 것은 결국 우리가 질 싸움을 하는 것과 같다”고 못 박으면서, “AI와 협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진정한 예술의 원천은 물질이 아니라 영혼, 그리고 각자의 정신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인간 예술성의 ‘최종 보루’를 분명히 했다. 무어의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프로모션 멘트라기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