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한국 30~60대가 은퇴 이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월평균 생활비는 300만원, 노후 준비 수준은 100점 만점에 69.9점으로 집계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 8~9월 전국 30~69세 성인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노후준비 실태조사 및 진단지표 세분화 방안 연구’ 결과다.
“은퇴 후 월 300만원 필요”…현실과 기대치의 간극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6%가 은퇴 후 필요 생활비로 ‘월 300만원 이상’을 꼽았다. 200만~300만원 미만은 34.3%, 100만~200만원 미만은 7.5%에 불과했다. 실제로 응답자들의 평균 금융자산은 1억9905만원, 부동산 자산은 4억9840만원 수준이었다.
노후 준비 점수 69.9점…건강은 높고, 여가는 낮아
노후 준비 수준은 100점 만점에 69.9점으로, 2019년(67.5점)보다 2.4점 상승했다. 영역별로는 건강(74.5점)이 가장 높았고, 소득 및 자산(67.6점), 대인관계(64.9점), 여가(60.3점) 순이었다.
특히 재무 영역 점수는 5년 전보다 7.3점 올랐으나, 대인관계 점수는 2.4점 하락했다. 이는 가족형태 변화와 1인가구 증가, 사회적 고립 등 구조적 변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제력·가족·거주지 따라 양극화 뚜렷
노후 준비 수준은 경제적 여유, 가족구성, 거주 지역 등에 따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경제수준이 ‘상’인 그룹의 노후 준비 점수는 73.4점, ‘중’은 70.7점, ‘하’는 67.8점이었다.
재무 영역에서 상·하위 집단 간 격차는 8.8점에 달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71.0점)이 없는 사람(65.6점), 다인가구(70.8점)가 1인가구(65.0점), 대도시(72.1점)가 농어촌(67.2점)보다 노후 준비 점수가 높았다.
실제 은퇴 이후 삶: 연금·노동·여가
국민연금 가입률은 75.5%, 예상 월 수령액은 평균 96만6000원에 불과했다. 개인연금 가입률은 10.7%에 그쳤다. 60대의 67.1%가 여전히 일을 하고 있었고, 30~60대는 평균 66.5세, 60대는 70.7세까지 소득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법적 정년(60세)보다 훨씬 길다.
응답자의 89.9%는 최근 1년간 1회 이상 모임에 참석했고, 92.5%는 꾸준한 취미·여가 활동이 있다고 답했다. 건강 상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63.1%로, 나이가 적고, 대도시에 거주하며, 고학력일수록 높았다.
노후 준비, 점수는 올랐지만 ‘격차’는 과제
한국 30~60대의 노후 준비 수준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경제력·가족·거주지에 따른 격차는 여전하다.
월 300만원의 생활비 기대치와 현실, 연금의 한계, 대인관계·여가의 취약성 등은 앞으로도 정책적·사회적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