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중국 해군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일본 동쪽 끝 오가사와라제도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항해하는 모습이 사상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본 방위성과 NHK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해상자위대는 6월 7일 미나미토리시마 남서쪽 300km 해역에서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3척 등 총 4척의 중국 함선을 포착했다. 이튿날인 8일에는 EEZ 바깥 공해상에서 랴오닝함에 탑재된 전투기와 헬리콥터의 이착륙 훈련도 실시됐다.
이번 랴오닝함의 진출 해역은 중국이 대미 방위라인으로 삼는 ‘제2도련선’(일본 이즈반도-괌-사이판-인도네시아를 잇는 가상 해상 방어선) 주변으로, 중국 항공모함이 이 선을 넘어 일본 EEZ에서 작전을 펼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중국 해군 항공모함이 이오토보다 동쪽 해역에서 확인돼 이를 공표한 것은 처음”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자위대는 랴오닝함이 5월 말 오키나와 주변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진입한 뒤, 미나미토리시마 인근으로 북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랴오닝함은 2012년 취역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으로, 최근 몇 년간 일본 인근에서 훈련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일본 동쪽 EEZ, 특히 제2도련선 인근에서의 활동은 중국 해군의 원거리 작전 능력과 항공모함 운용 역량이 한 단계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와 방위성은 중국이 항공모함을 앞세워 동아시아 해상 안보지형을 재편하려는 의도를 경계하며, “지속적으로 감시와 경계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랴오닝함의 진출이 미일 동맹, 인도·태평양 안보구도, 향후 한반도 안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