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네이버가 국내 새벽배송 1세대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 컬리 지분 약 5~6%를 500억원~600억원(원화 기준, 약 3500만~4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쿠팡이 장악한 e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은 벤처캐피털(VC)이 보유한 일부 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공식적으로는 경영 참여 목적은 아니나,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컬리와의 전략적 협업을 대폭 강화해 쇼핑 경쟁력과 물류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반(反)쿠팡 전선’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네이버는 이달 초부터 자사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 제품을 입점시키며 ‘컬리N마트’ 서비스를 론칭, 그간 약점이던 신선식품과 새벽배송 카테고리를 전면 보강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동시에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이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합류, 기존 CJ대한통운과의 연합에 더해 컬리 새벽배송망까지 결집하게 됐다.
네이버에 입점한 사업자(셀러)들은 ▲CJ대한통운의 당일·익일 배송 ▲컬리의 새벽배송 등 선택 폭이 크게 넓어졌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혜택을 적용받는다.
쿠팡 vs 네이버-컬리-CJ대한통운 vs 신세계-알리바바…e커머스 ‘3파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쿠팡(Coupang)의 질주 속에 ‘3파전’ 구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쿠팡은 2025년 상반기 기준 23조원(약 23조4639억원)의 매출과 443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모델을 앞세워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2024년 거래액 50조원, 쇼핑 부문 매출 2조9200억원(전체 매출의 27%)으로 쿠팡을 맹추격 중이다. 여기에 신세계와 알리바바 합작법인의 설립이 조건부 승인되면서, 오프라인 유통망과 해외 소싱 경쟁력이 결합된 신세계-알리바바 연합, 그리고 G마켓·옥션·알리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컬리, ‘IPO 재추진’ 움직임…네이버와 데이터·물류·플랫폼 연동 가속화
컬리는 이번 네이버와의 동맹을 계기로 2022년 잠정 보류했던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컬리 김슬아 대표는 최근 “네이버의 4000만 사용자 데이터와 컬리의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배송 노하우가 결합해 전례 없는 온라인 장보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사업 성과가 기반이 되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 IPO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e커머스 트렌드 변화와 한국 시장의 미래
전문가들은 "신선식품·새벽배송 분야는 구매 빈도와 고객 충성도가 높아 플랫폼 성장의 관건이 되는 영역으로, 쿠팡과 네이버, 그리고 컬리의 전략적 연대는 시장 주도권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FMCG(일상소비재)·로컬 신선식품·빠른 배송 결합 모델이 성공사례로 부상하고 있으며, 네이버-컬리-CJ대한통운 연합의 데이터·물류 융합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